'위험한 부메랑' IBK기업은행, 낙관 못할 2차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8 15: 55

부메랑은 없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의 '즐기는 배구'가 예상보다 더 맹렬했다. IBK기업은행은 2차전에서도 낙승을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18일 화성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KCG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세트 스코어 3-1로 가져갔다.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IBK기업은행은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IBK기업은행은 6라운드 초반까지 선두 흥국생명과 1위를 두고 팽팽한 승부를 펼쳐왔다. 3위 그룹과는 10점 이상의 승점 차를 유지했다. 만약 1위 탈환에 실패해도 2위가 유력해 플레이오프 1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의 ‘상대 고르기’에 대한 시선이 불거졌다. 3월 초까지만 해도 3위는 현대건설, 4위는 KGC인삼공사였다. 흐름이 이어진다면 IBK기업은행의 플레이오프 맞상대는 현대건설이 되는 분위기. 공교롭게도 IBK기업은행은 지난 8일 현대건설, 11일 KGC인삼공사과 차례로 맞대결을 펼쳤다.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을 모두 가동해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반면, KGC인삼공사전에서는 ‘국가대표’ 김희진과 박정아를 쉬게 하며 0-3으로 완패했다. 만일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더했다면 현대건설의 3위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골랐던 게 아닌가’라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주전들을 뺐던 6라운드 경기를 제외하면 올 시즌 KGC인삼공사에 4승1패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라며 이러한 시선을 일축했다.
지난 15일 열렸던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는 양 팀 감독의 처지가 뒤바뀌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다. 우승이나 챔피언결정전 진출보다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자신들의 배구를 선보이겠다는 목표. 반대로 여유 있게 상대를 골랐다는 시선을 받던 이정철 감독은 “서남원 감독이 부담을 주는 것 같다”며 “유니폼에 별 두 개가 그려져 있는데 반드시 하나를 더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부담감을 느꼈던 팀은 오히려 KGC인삼공사 쪽이었다. KGC인삼공사는 리시브가 흔들리며 1세트를 13-25, 맥없이 내줬다. 그러나 알레나의 공격이 빛을 발하면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는 IBK기업은행이 따냈지만 1세트와 다른 분위기였다. KGC인삼공사는 매 랠리마다 팽팽함을 유지하며 IBK기업은행을 압박했다. '즐기는 배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4세트, IBK기업은행은 세트 중반 11-6까지 앞섰다. 그러나 리쉘이 연이어 범실을 기록했고, KGC인삼공사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다시 16-1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원맨쇼로 4세트를 가져가며 1차전을 먼저 웃었다. KGC인삼공사는 '대어'를 잡을 뻔했지만 뒷심 부족에 울었다.
치열했던 접전. IBK기업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2차전 승리를 장담하며 주판알을 튕기기에는 버거운 상황이 됐다. 
부메랑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ing@osen.co.kr
[사진] 화성=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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