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표팀’ 허용준, 이정협 잇는 신데렐라 예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21 06: 02

첫 대표팀 발탁이 맞는 걸까. 허용준(24, 전남)의 패기가 심상치 않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이번 23인의 선수명단 중 가장 돋보이는 신예가 있다. 태극마크를 처음 달게 된 허용준이다. 
사실 허용준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고려대 시절 그는 연세대와의 정기전마다 골을 터트려 ‘정기전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6 프로에 데뷔해 전남에서 28경기서 네 골을 넣었다. 올 시즌 그는 3경기에 나섰지만 아직 득점이 없다. 이런 허용준을 슈틸리케 감독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과감하게 국가대표로 뽑았다. 

처음 달게 된 태극마크가 얼떨떨할 법도 하다. 하지만 20일 취재진과 만난 허용준은 매우 당당하고 패기가 넘쳤다. 첫 태극마크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대표팀은 청소년대표팀만 해봤다. 성인대표팀에 뽑히니 내 장점을 보여드린다는 생각뿐이다.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부담을 즐기는 편”이라고 당차게 대답했다. 
광양제철고출신인 허용준은 지동원의 2년 직속후배다. 허용준은 “지동원 선배와 고교때 같이 생활했다. 김동준과는 청대 때 같이 뛰었다. 대표팀 적응은 문제 없다”고 자신했다. 지동원은 “허용준과 밥을 따로 먹어 대화를 많이 못했다. 대표팀도 오고 많이 컸다”면서 후배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허용준의 옆에는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정협이 있었다. 2년 전 이정협 역시 아무도 모르는 무명선수였다. 하지만 갑자기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아시안컵 골행진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허용준이 이정협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정협은 “나도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는 선수가 아니다. 허용준에게 조언하기엔 내 그릇이 작다. 용준이를 어제 처음 봤다”며 웃었다. 
이정협의 존재가 허용준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허용준은 “훈련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자신을 적극 어필하는 모습이었다.   
월드컵 예선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승점 3점을 따야하는 자리다. 허용준이 당장 많은 역할을 부여받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허용준이 깜짝 출전해 활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이정협의 뒤를 잇는 신데렐라가 탄생할지 두고 볼 일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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