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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의 맥] ‘알파고 쇼크’ 이후 1년, AI 시대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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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알파고가 이겼다. 우리가 달에 착륙시켰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을 꺾자 밝힌 소감처럼 알파고의 승리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체스, 장기 등 이미 인간이 기계에 패배한 수많은 영역에 이어 인간 최후의 보루이자 자존심이던 ‘신의 영역’ 반상조차 기계가 점령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은 없다는 두려움을 사람들에게 심어줬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바둑 프로그램이다. 기계에 허락되지 않던 미지의 영역 반상을 점령하기 위해 구글은 ‘알파고’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부분에서 최신 기술을 총동원했다.

알파고는 자기 자신과 자가 대국을 통한 학습, 이른바 딥러닝이 가능한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는 자기 자신과 대국을 두는 자가 학습으로 3천만 건의 대국, 이세돌과 대전 직전에는 4주 동안 백만 건의 자가 학습 대국을 소화했다고 한다.

이러한 학습량을 통해 알파고는 이세돌과 대전 전까지 당시 사내 테스트 결과 다른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상대로 오로지 1패만을 기록했다고 한다. 심지어 1패도 CPU 하나만을 사용하는 싱글 ‘알파고’를 상대로 기록한 패배라고 한다.

이세돌과 대국 당시 ‘알파고’는 기존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Graphics Processing Unit)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구글은 GPU 대신 데이터 분석과 딥러닝을 위해 구글이 특별히 개발한 하드웨어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TPU는 벡터/행렬연산의 병렬처리에 특화되어 있어 GPU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

▲ ‘알파고 쇼크’ 이후 1년, 대 AI 시대

‘알파고’가 이세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둑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모습은 바둑 프로그램 개발자들 사이에선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로 바둑 최강국임을 자부하며 10년 넘게 바둑 인공지능을 개발해오던 한국, 중국, 일본의 개발자의 기술과 노하우들이 고작 개발이 1년 좀 넘은 정도인 알파고에게 손쉽게 따라잡힌 것이다.

‘알파고’ 쇼크 이후 IBM, 아마존, MS, 페이스북, 바이두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앞다투어 딥러닝 A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파고’ 쇼크 이후 AI 개발에 세계 유수의 거대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범용 인공지능 개발의 앞 단계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는 바둑을 넘어 다양한 인간의 영역을 침공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과 시스트란은 AI를 활용한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을 자사 번역 서비스·앱에 적용하며 기존 통계방식 대비 번역 품질을 대폭 개선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AI를 활용한 번역 서비스 ‘파파고(Papago)’를 선보였다. AI를 활용한 통번역은 아직 전문 통역가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르게 학습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AI는 통번역뿐만 아니라 기자, 소설가의 영역도 침공하고 있다. 최근 AI는 포탈의 검색 결과 순위나 연관 검색어, SNS의 친구 추천 기능 등 단순한 기존 결과의 분석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영역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해외 유명 신문들은 스포츠나 주식 같은 특정 분야에서 AI를 활용 자동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AI가 작성한 소설이 문학상 예선을 통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통번역 AI와 마찬가지로 아직 한계는 지니고 있어 인간의 개입이나 조절이 필요하지만 무한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AI는 법률이나 의료, 안보 같은 전문 영역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고의 개발자 데비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아직 인공지능은 개발 초기단계다.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툴을 활용, 과학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인류에게 도움되도록 하겠다"고 전문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로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수많은 데이터와 자가학습으로 발전한 로봇 AI는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분석해 인간이 더 나은 최종적인 판단과 예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알파고 쇼크’에 한국의 대처는

‘알파고 쇼크’는 단순한 바둑에서 패배뿐 아니라 AI가 대체하지 못할 사람의 영역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영역에 따라 빠르거나 느림의 차이만 있을 뿐 AI는 지속해서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작년 ‘알파고 쇼크’ 직후 민관 간담회에서 AI 집중 투자를 지시했다. 각 정부 부처는 지난 1년간 앞다퉈 관련 정책을 쏟아냈지만 공염불이었다. 정부 부처의 AI 관련 대책은 기존 사업이나 정책에 가이드라인이나 방향이 준비되지 않은 기초적인 정책에 불과했다. 심지어 평범한 자동화 프로그램이나 기존 정책에 ‘AI’라는 단어를 붙여서 새로운 정책으로 포장하기도 했다.

성과주의에 급급해 단기간에 외형적인 결과를 보이려 한다면 4차 산업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 AI뿐만 아니라 4차 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점은 기초 기술 개발과 꾸준한 수요창출이다. 단순한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mcadoo@osen.co.kr

[사진] 구글 딥마인드챌린지 전적(위)과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어록.

[영상] 구글 딥마인드의 딥러닝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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