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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허은정 “내게 ‘완벽한 아내’는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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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지혜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완벽한 아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요? 저의 ‘또 다른 시작’이죠.”

배우 허은정은 최근 방영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정나미(임세미 분)의 친구이자 베일에 가려진 미스터리한 손유경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그는 2012년 걸그룹 타히티 멤버로 데뷔했으나, 배우로 전향한 인물. 그에게 걸그룹 당시의 예명인 E.J란 이름을 말하니 “오랜만에 듣는다”며 웃음을 지었다.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전 ‘강력반’과 같은 드라마에 잠깐 출연을 했었다. 배우를 준비하던 중 좋은 기회가 닿아 가수 준비를 해서 걸그룹으로 데뷔를 하게 됐다. 전에는 그 E.J라는 말이 더욱 친숙했는데 이젠 허은정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신기하다.”

이젠 본명인 허은정이란 이름이 더욱 친숙해질 만큼 연기에 푹 빠져있는 허은정은 본래 배우를 꿈꾸던 연기학도였다고.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2014년부터 온전히 배우에 올인했다. 원래는 배우가 꿈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배우를 꿈꾸다 방송계에서 일하는 한 지인 분이 ‘대학교는 다른 과를 가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식품영양학과를 갔다.(웃음) 대학을 갔는데도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다 보니 집중도 안 됐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연예계에 발을 들인 거다.”

허은정은 그룹으로 활동했을 때에는 ‘그룹’이란 울타리가 있지만, 홀로 배우 활동을 해야 할 때엔 온전히 혼자서 모든 일들을 감당해야 하는 게 처음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룹 활동에 적응했다가 한순간에 모든 걸 털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무섭기도 했다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그 때를 회상하며 허은정은 “참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공백 기간도 길고, 작품을 안 하더라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연기자의 길이 힘들기에 포기한 사람도 많다. 그걸 보며 나도 무서운 게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좀 더 들었을 때 ‘그 때 조금만 더 해볼 걸’이라는 마음이 드는 건 싫었다.”

그야말로 패기였다. 하고 싶은 마음 그 하나로 허은정은 연기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신인’이란 말을 다시 달았다. 하지만 마음처럼 다 되는 일이 어디 있으랴. 허은정도 긴 공백기를 견뎌야 했다. 2014년 배우로 올인했지만,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처음엔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뭐하는 거야’라는 마음이 컸다. 하루하루 사는 게 무의미했다. 그 때 다양한 걸 배웠다. 허송세월할 바에는 무언가라도 배우자 싶어서 닥치는 대로 배웠다. 그 기간 동안 배우란 직업은 기다림의 연속이란 걸 깨달았다. 내 스스로가 이렇게 간절해질 줄은 몰랐다. 속상한 적도, 힘든 적도 있었지만 나를 가다듬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간절함의 끝에 얻은 ‘완벽한 아내’. 허은정은 이 작품에서 때로는 한쪽 얼굴에 멍을 달고 나오기도, 억울한 표정으로 나오기도 한다. ‘예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말에 허은정은 시원한 웃음을 터뜨린다. 그는 “처음 연기할 때에는 ‘무조건 예뻐야 돼’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거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안다. 예쁜 친구들도, 연기 잘하는 친구들도 너무 많다. 그 안에서 내가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중요한지를 고민해봤다. 제 배역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가 외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완벽한 아내’에 출연하는 지금 정말 행복하다. 실감도 안 난다. 어떻게든 잘 될 수 있게 해보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연기, 뭐가 그렇게 좋느냐 물으니 허은정은 “희열”이라고 답했다. 그는 “잔뜩 긴장할 때 촬영 들어가면 긴장이 풀리면서 내가 대사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에게 연기는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바로 생동감이었다.

“‘완벽한 아내’는 내게 또 하나의 시작이다. 이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배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느냐 물으신다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말하고 싶다. 저는 항상 에너지를 주는 사람,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 yjh030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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