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나오는 강민호'가 그를 오래 보게 만든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3 06: 00

조원우 감독, "주 5일 출장 최대한 맞출 것" 
백업 김사훈-나종덕의 자리매김이 관건 
올 시즌 사직구장에 ‘롯데의 강민호’ 응원가가 덜 울려 퍼질까? 아이러니하게도 ‘덜 나오는’ 강민호(32)가 그를 더 오래 보게 만들 전망이다.

강민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철인 중 하나다. 강민호는 2005년, 주전 포수였던 최기문(은퇴)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주전 마스크를 썼다. 이후 그는 2006년 전 경기에 출장하는 등 언제나 사직구장 안방을 지켰다. 박경완(은퇴)이 꼽은 후계자답게 매번 대표팀에 불려 다니며 겨우내 제대로 쉰 적도 손에 꼽는다.
절대 탈이 안 날 것 같던 강민호도 조금씩 지쳤다. 그의 출장 이닝이 차츰 줄어든 건 ‘서른 즈음에’였다. 강민호는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첫 해인 2014년, 부담감에 뇌진탕 후유증이 겹치며 691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144경기로 일정이 길어진 2015년에도 859⅓이닝으로 결장이 잦았다. 지난해에는 무릎 외측 인대 부분 손상으로 한 달 정도 재활에 몰두하며 763⅓이닝만을 뛰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올 시즌 강민호을 아끼겠다고 선언했다. 조 감독은 지난해 강민호의 부상으로 팀 타선과 투수 리드 모두 쓴맛을 봤기 때문에 그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강민호는 이틀에 한 번씩 선발출장하고 있다.
강민호는 시즌이 시작돼도 ‘주 5일 근무’만 소화할 예정이다. 조원우 감독은 “시즌이 144경기로 긴 탓에 (강)민호가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쉬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민호가 7이닝 뛰고 빠지겠다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경기 막판까지 마스크를 쓰는 대신 휴식을 보장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조원우 감독도 시즌 초반 강민호에게 많은 이닝을 맡길 예정이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 즈음부터 휴식일을 차츰 늘리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그간 강민호가 쉬지 못했던 것은 그의 존재감 탓도 있지만, 백업의 부재가 컸다. 올해는 다르다. 마땅한 백업이 없었던 롯데 안방에 김사훈과 나종덕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김사훈은 ‘포수 사관학교’ 경찰 야구단에서 2년간의 담금질을 끝마쳤다. 양의지, 최재훈(이상 두산)부터 장성우 등 경찰 야구단을 거친 ‘선임 기수’의 뒤를 따른다면 롯데 안방은 든든하다.
올 시즌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나종덕 역시 기대주. 나종덕은 마산용마고 재학 내내 ‘10년에 한 번 나올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우 감독은 “신인인데도 송구나 인사이드 워크가 빼어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본인도 “포스트 강민호가 되고 싶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물론 롯데는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27명의 엔트리 중 두 자리만 포수로 채울 계획이다. 김사훈과 나종덕 중 한 명은 퓨처스 팀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김사훈과 나종덕이 성장세를 증명한다면 이들 중 한 명을 아쉬운대로 선택하는 게 아닌, 좋은 성적 때문에 고민 끝에 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롯데 안방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듯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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