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 논란’에 발끈한 中과 슈틸리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23 06: 02

유럽파도 중국리그에 가면 중국선수들처럼 기량이 떨어진다? 이른바 ‘중국화 논란’이다. 
한국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기성용의 첫 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좋았다. 이후 한국은 홍정호가 손을 써서 소리아를 막다 페널티킥을 줬다. 홍정호는 소리아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설상가상 홍정호는 후반 21분 소리아에게 반칙을 가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만약 한국이 졌다면, 홍정호가 역적이 되는 분위기였다. 
후폭풍이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는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팬들은 ‘홍정호가 중국화가 됐다’고 비아냥댔다. 유럽에서 뛰던 선수도 중국에 가면 중국선수들처럼 기량이 떨어진다는 비하의 의미였다. 홍정호뿐 아니라 장현수, 김기희, 김주영 등 중국에 진출한 선수들은 평가절하를 당하고 있다. 최근 중국슈퍼리그가 아시아쿼터제를 폐지하며 한국선수들이 출전을 못해 여파가 더 커지고 있다. 

한중전을 하루 앞둔 22일 진행된 공식기자회견에 중국파 홍정호(28, 장쑤 쑤닝)와 장현수(26, 광저우 부리)가 참석했다. 국내취재진은 두 선수에게 ‘중국화 논란’에 대한 돌직구를 던졌다. 두 선수도 난감했고, 통역사도 난처했다. 자칫 중국을 자극하는 대답이 될 수 있기 때문. 그래도 논란에 대한 답변은 들어야 했다. 
홍정호는 “카타르전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경기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는지 대처했다.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 많이 성장하고 배웠다. 지금 현재 팀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 지난 경기와 다르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반성을 했다. 
홍정호가 한국말로 대답했을 때 못 알아들은 중국기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영어로 통역이 되자 이내 장내가 술렁였다. 그나마 통역사가 ‘최근 일부 선수들의 부진 이유가 중국리그서 뛰기 때문’이라며 표현을 최대한 순화했다. 중국어로 재차 통역되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중국기자들이 많았다. 왜 한국선수의 부진 탓을 중국리그로 돌리냐는 이유였다. 중국의 자존심을 긁는 질문이었다. 
선수들도 난감했다. 자칫 말을 잘못해 중국기자들의 공분을 사면 앞으로 중국리그서 뛰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쓸데없는 불이익이 나올 수 있었다. 장현수는 “작년 카타르와 경기할 때 나도 좋지 않아 ‘중국화’ 이야기가 나왔다. 중국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이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 유심히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중국화 논란에 발끈했다. 그 표현을 쓴 축구팬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슈틸리케는 선수들이 뛰지 못하는 환경을 제공한 중국리그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슈틸리케는 “중국화 논란이 있는 것은 중국리그가 아시아쿼터제 폐지를 너무 늦게 결정해 통보했기 때문이다. 미리 알았다면 우리 선수들이 이적을 하는 등 방법을 모색했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내일 잘해서 중국리그서 충분히 베스트11로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중국리그를 탓했다. 
결국 ‘중국화 논란’은 중국파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기량을 증명하는 수밖에 답이 없다. 중국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면, 한중전은 특별히 더 잘해야 한다. 홍정호는 “소속팀에도 중국대표선수가 있다. 국가대표 이야기는 예민해서 서로 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는 양보 없이 꼭 이기겠다”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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