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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압지하무구색’ 공한증 시달리는 中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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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사, 서정환 기자] “그래도 리피 감독이 왔으니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한국(승점 10점)은 중국(승점 2점)을 잡아 이란(승점 11점)을 제치고 조 선두를 노린다. 

중국축구는 한국에 한 수 아래다. 역대 대표팀 전적에서 한국이 18승, 12무, 1패로 압도적으로 앞선다. 가장 최근에 붙은 지난해 9월 한국은 3-2로 이겼다. 격차는 줄었다. 중국은 슈퍼리그의 성장과 함께 자국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됐다. 0-3으로 뒤지던 중국은 두 골을 따라잡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이 더 위다. 
  
중국인들도 축구는 한국에 한 수 접고 들어간다. 20대 중국인 여대생 메이린은 “농구면 몰라도 축구는 전혀 기대를 안 한다. 항상 답답한 경기를 한다. 리피 감독이 와도 당장 달라진 것은 없을 것이다. 리피 감독에게 주는 연봉이 아깝다”며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희망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30대 남성 직장인 장란은 “그래도 리피가 왔으니까 기대를 해본다. 세계적인 명장이 5개월을 가르쳤으니 뭔가 달라져도 달라졌을 것”이라 기대했다. 

현재 중국선수들은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A매치 경기서 2무 4패에 시달린 중국이다. 그나마 한국전에 두 골을 넣은 뒤 4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리피 감독이 왔으니 잘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더구나 이번 상대는 천적 한국이다. 해외파가 거의 없는 중국에 비해 한국에는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 유럽스타들이 즐비하다. 

리피 감독은 중국대표팀에 부임한 뒤 일단 ‘공한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 해결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중국대표팀의 훈련장에는 ‘중압지하무구색(重壓之下無懼色)’이란 글귀가 크게 새겨져 있다. '극도의 압박감 속에서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리피는 “(한국에게 약하다는 것을) 중국에 온 뒤에 알게 됐다. 지난 5개월 동안 훈련을 하면서 모든 압박을 내려놓고 하라고 당부했다. 중국이라는 존엄을 잊고 경기를 해야 한다면 정신적으로 큰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애써 한국을 의식하지 않았다. 

공한증에 대해 리피는 “내가 오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나와 과거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한국에 대해 충분히 연구를 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대표팀이 창사에서 역대 4승 4무로 패가 없었다는 사실도 리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리피는 “내가 와서 그런 행운이 내일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이었다. 

결국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리피 감독은 “한국은 유럽파 선수들이 강하다”면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정작 중국선수들이 완전히 공한증을 떨쳤는지는 의문이다. 기성용은 “중국이 지난 경기서 두 골을 따라잡아 해볼만 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초반부터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알고 대비했다”고 분석했다. 

과연 중국은 리피의 처방전으로 공한증을 극복할 수 있을까. 경기가 시작되면 답이 나올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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