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포-10타점’ 황재균, SF행 티켓 무력시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3 07: 45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시범경기 네 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을 닦았다.
황재균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메리베일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 6회 대수비로 출전해 7회 첫 타석에서 올해 시범경기 4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4-4로 맞선 7회 2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기회를 잡은 황재균은 밀워키 셋업맨인 카를로스 토레스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포를 때려냈다.
황재균의 타율은 종전 6회 아길라르의 강한 강습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한 황재균은 7회 타석에서 홈런까지 쳐내는 등 공·수 모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 4홈런은 팀 내 공동 2위, 10타점 돌파는 팀 내 세 번째다.

특히 이날 홈런을 친 상대 투수는 밀워키의 필승 셋업맨 중 하나인 우완 카를로스 토레스였다. 토레스는 지난해 72경기에서 82⅓이닝을 던지며 3승3패2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그러나 황재균은 이런 레벨의 투수를 상대로도 장타를 때려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실 황재균의 상황이 쉬운 것은 아니다. 어쨌든 마이너리그 계약이라 기회는 MLB 보장 계약의 선수들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선발 출전보다는 교체로 한 타석, 수비 2~3이닝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컨디션 관리가 만만치 않다.
25인 로스터 진입 전망도 아직 유동적이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25인에 들어갈 만한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25인 선정이 꼭 성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의 계약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검토했을 때 황재균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황재균은 오직 실력으로 ‘25인’과 ‘MLB 데뷔’라는 배를 붙잡고 있다. 황재균은 23일까지 타율 3할2푼4리,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에서 모두 팀 내 2위권이다. 설사 구단에서 황재균의 시즌 시작 장소를 정해놓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황재균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MLB.com은 “황재균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순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올해 주전 3루수로 에두아르도 누네스를 공언했지만, 샌프란시스코로서는 황재균의 활약이 기분 좋은 고민일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사진] 피닉스=(미 애리조나주),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