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던 미국이 드디어 자존심을 세웠다. 제4회 WBC 정상에 우뚝 서며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미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제4회 WBC 결승전에서 철벽 마운드와 적시에 터진 타선의 한 방에 힘입어 8-0으로 이겼다. 1~3회 대회에서 준결승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미국은 안방에서 팬들과 함께 환호했다.
이번 WBC를 앞두고 예년보다는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미국은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각각 2승1패씩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22일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상대 실책에 힘입어 승리하고 고비를 넘긴 미국은 이날 이번 대회에서 7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푸에르토리코의 기세까지 꺾으며 정상에 섰다.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2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총 8번의 경기에서 7승을 거뒀지만 마지막 딱 한 번의 패배가 아쉬웠다.
미국은 선발 스트로먼이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는 등 마운드가 푸에르토리코의 호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자 타선이 화끈하게 터졌다. 킨슬러, 옐리치, 아레나도, 매커친이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고르게 활약하는 등 장단 12안타를 만들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끈끈함을 보여줬던 마운드가 무너진 것은 물론 타선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타선은 2안타에 머물렀다.
팽팽한 공기가 감돌던 경기는 3회 대포 한 방에 흐름이 달라졌다. 미국은 3회 선두 루크로이가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킨슬러가 푸에르토리코 선발 루고의 빠른 공을 받아쳐 중월 투런 홈런을 날렸다.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선발 스트로먼의 강력한 구위에 꽁꽁 묶이며 1안타 빈공을 이어갔다.
그러자 미국은 5회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킨슬러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존스가 볼넷으로 뒤를 받쳤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옐리치가 우전 적시타를 쳐 1점을 추가했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매커친이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만들어 1점을 보탰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미국 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7회였다. 4-0으로 앞선 미국은 7회 2사 후 이번 대회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아레나도가 중전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다. 이어 호스머의 몸에 맞는 공, 매커친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크로포드의 2타점 중전 적시타, 스탠튼의 좌전 적시타로 3점을 뽑아 7-0까지 도망가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미국은 8회 2사 후 아레나도-호스머의 연속 안타와 매커친의 적시타로 8-0을 만들어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해갔다. 경기는 특별한 반전 없이 그대로 마무리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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