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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無' 슈틸리케 감독, 전술도 반성도 눈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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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사, 서정환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중 외교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해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 원정경기서 0-1로 패배했다. 시리아가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잡아준 덕분에 한국은 어부지리로 A조 2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선제실점으로 경기가 꼬였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골이 나지 않아 패했다는 책임 회피성 인터뷰로 공분을 샀다. 슈틸리케는 “초반 20분 동안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볼을 제대로 키핑하고 처리하지 못했다. 어려움이 있었다. 그 이후 안정을 찾아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면서 한국이 점유율 65%를 가진 것에 만족하는 발언을 했다. 

슈틸리케는 자신의 계획은 완벽했지만, 선수들이 실점해 경기가 어려워졌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경기력이 최고조로 올라갈 때 실점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후반전도 전반전처럼 전체적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 이끌었다. 시간이 지나며 쫓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격적으로 해야 하고 라인도 올려야 하다보니 역습을 허용했다. 볼 점유율이 높았지만 마지막 패스의 마무리가 세밀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대표팀 전술이 너무 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발끈한 슈틸리케는 “오늘 같은 상황에서 상대가 스리톱으로 나왔다. 거기에 대한 해법으로 포백이 아니라 어떤 전술로 나왔어야 할지 내가 묻고 싶다”면서 감정적인 대답을 했다. 

슈틸리케의 말을 종합해보면 선수들이 자신의 철학대로 볼을 점유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선제골이 나와 전체 경기의 흐름이 풀리지 않았다는 말이다.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긴다. 우리가 공을 오래 점유했다는 내용만으로 이길 수 없다. 슈틸리케는 중국에게 졌음에도 자신의 철학대로 경기한 선수들을 감싸고 있다. 그는 어떻게든 결과를 내도록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꾸는 유연성이 없는 지도자다. 

용병술도 모두 실패다. 슈틸리케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을 넣었다. 자신이 뽑은 이정협 카드가 실패했음을 인정한 교체였다. 그런데 김신욱에게는 롱볼만 넣어주면서 그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21분 고명진을 빼고 넣은 황희찬도 큰 활약은 없었다.

슈틸리케는 마지막 교체카드를 후반 39분 남태희를 빼고 허용준을 넣는데 썼다. A매치 데뷔전을 갖는 허용준이 짧은 시간에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슈틸리케는 정녕 검증도 되지 않은 새내기에게 월드컵 본선진출의 운명이 걸린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를 기대한 것일까. 그렇다면 슈틸리케의 용병술마저 대실패다. 

슈틸리케는 눈치도 없었다. 중국전 패배 후 국내에서 경질여론이 거세다. 슈틸리케는 “아직 러시아 월드컵을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다. 우리보다 승점 높은 팀과 경기서 이길 수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 꼭 진출하겠다”고 답했다. 자신이 러시아 월드컵까지 한국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자신이 그 전에 경질될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슈틸리케는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선수들에게는 적어도 나갈 때 많은 비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심히 안 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넣으려고 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지 의욕이 없거나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지금 가장 많은 욕을 먹고 있는 사람은 특정 선수가 아닌 슈틸리케 본인이다. 이제 아무도 슈틸리케 감독을 한국대표팀을 이끌만한 역량이 있는 지도자로 보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이를 인정하고, 그만두는 것도 용기다. 슈틸리케에게는 지금 최소한의 눈치와 용기가 필요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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