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전 지역 소화' LG 최재원의 새로운 도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4 09: 00

LG의 새로운 바람 최재원(27)이 올 시즌 내야 전 지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본인도 자신 있다는 각오다.
지난해 LG 주전 유격수는 누가 뭐래도 오지환(수비 999이닝)이었다. 오지환을 제외하면 유격수로 100이닝을 넘긴 선수도 없다. 강승호(94이닝), 황목치승(65이닝), 윤진호(51이닝)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두드러지게 압도적인 선수는 없었다.
양상문 감독도 이 점을 아쉬워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까지 1군 엔트리에 백업 유격수 한 명을 꼭 넣었다. (오)지환의 체력 안배를 위한 결정이었는데 막상 지환이가 많이 쉬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 최재원이 내야 전 지역을 맡아주면 유격수 백업에 할당했던 엔트리 한 자리가 여유로워진다”라고 반가워했다. 양 감독은 “지환이가 쉴 때 쉬어줘야 한다”라며 최재원의 활약이 오지환의 체력 안배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최재원과 강승호에게 ‘오지환 돕기’를 맡길 생각이다.

최재원에게 유틸리티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NC에 입단한 뒤 삼성을 거친 그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다. 좌익수와 중견수, 우익수부터 1루, 2루, 3루까지 경험했다. 단 두 포지션, 포수와 유격수만 맡았던 적이 없다.
그런 만큼 내야 전 지역 소화는 최재원에게 하나의 도전이다. 최재원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내야 포지션 중 어디가 제일 편하냐는 질문을 받는데, 야구 자체가 편하지 않다”며 한발 물러선 뒤 “특히 유격수로 나설 때 집중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사인 주고받을 때 헷갈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최재원의 무기는 둔감함. 그는 “예민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어느 포지션이든 다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라며 “요즘은 경기 전 출장 포지션에 대해 전달받고 그 포지션만 수비 훈련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신 올 시즌 외야를 보는 경우는 현저히 줄어들 예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연장전에 갔을 때 엔트리에 있는 선수 전부를 소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외야수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선수 본인을 위해서도 내야 한 곳에 전념하는 게 낫다는 판단.
물론 최재원도 한 포지션의 주전 자리를 꿰차는 데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곳저곳에서 배우겠다는 각오. 잠실 내야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최재원의 또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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