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원정 경기력 해결책 묻자 돌아온 '3인칭 화법'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25 05: 04

러시아 월드컵은 나가고 싶어한다. 다만 감독으로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 파주 NFC(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가졌다. 전날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전을 마치고 곧바로 귀국한 대표팀은 오전 중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풀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한 뒤 인터뷰를 실시했다. 오후 4시에 시작된 훈련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볍게 이야기를 하고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에 0-1로 패하며 최악의 결과를 거둔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제3자의 입장이었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은 좋지 않다. 패배를 당해 승점을 챙기지 못해 3승 1무 2패(승점 10)가 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승점 9점)이 시리아(승점 8)에 0-1 패배를 당한 덕에 조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선두 이란(승점 14점)과의 승점 차가 더 벌어지면서 사실상 1위는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 B조 1~2위가 직행하고 각 조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북중미카리브해 예선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갈 한 팀을 결정한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라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아주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본선에 나서서 생길 문제다. 그동안 슈틸리케호가 걸어왔던 행보에 비해 시간이 짧게 남았다. 따라서 반전 기회를 잡아야 하지만 경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중국전에 핵심 선수인 손흥민이 나서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무(無)전술은 중국 언론도 비난할 정도.
본인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계에 40년 넘게 종사하면서 지도자의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감독은 성적에 따라 임기가 좌우된다. 내 거취보다 한국과 러시아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겠다"고 말했다.
사퇴 논란을 일축한 발언이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소집을 마친 뒤 이용수 기술위원장,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만나서 회의를 한다. 현재 최종예선서 2패를 당한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 없다는 이야기다.
거취 문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지만 전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제3자의 입장을 드러냈다. 그동안 3인칭 화법이라며 지적 받았던 슈틸리케 감독의 스타일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특히 원정 경기력이 좋지 않은데 해결책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해 묻자 "일단 기록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부인할 수 없다. 정신적인 문제로 보인다. 어제 경기에서도 남태희는 전반 7분 만에 4차례나 볼을 빼앗겼다. 기술적으로 부족하지 않은데 원정에서는 위축되는 것으로 보인다.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끌어 올리면 해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정확한 답변을 다시 부탁하자 "일단 승리하면 해결될 것이다. 한국처럼 8회 연속 월드컵에 나선 팀은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는 것으로 안다. 부담감이 크다.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물론 승리하면 가능할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매주 K리그 경기장을 찾고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내년 6월 14일부터 열린다. 슈틸리케 감독이 준비할 시간은 그동안 준비했던 시간보다 짧다. 원정 경기력이 좋지 않고 그 해결책에 대해 물었지만 여전히 3인칭 화법을 꺼냈다. "월드컵은 원정 경기인데 해결책은 찾고 있는가"하는 질문에 역시 대답은 다른 대답이었다. 해결책이 없다고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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