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25-13 승' 흥국생명의 이유 있는 승리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4 21: 17

1세트를 따낸 흥국생명. 경기 내내 승부의 안배를 할 수 있었다. 이는 승리로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을 세트 스코어 3-2로 역전승했다. 열흘 만의 경기에도 감각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약속이라도 한 듯 1세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주위에서 휴식일이 길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하지만 리듬이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안 지루해서 놀랐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초반 분위기가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 역시 마찬가지. 이 감독은 "상대는 열흘 만에 경기를 치른다. 긴 휴식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역시나 경기 초반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상대가 경험이 적기 때문에 흔들릴 것이다"라며 "우리는 분위기가 좋다. 경기 초중반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 시리즈 전체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양 팀은 감독의 강조대로 1세트 초반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한 팀이 득점하면 뒤이어 다른 한 팀이 쫓아가는 형국. 어느 한 팀도 두 점 이상의 리드를 갖지 못하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그러나 8-8 동점 상황, 흥국생명의 김수지와 이재영이 득점포를 올리며 13-9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한 번 흐름을 탄 흥국생명은 1세트를 25-13으로 1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 23-13 상황에서는 리베로 한지현의 디그가 네트를 넘어갔지만 김미연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며 디그 기타범실마저 기록했다. 그야말로 '배구 되는 날'이었다.
경기 전 두 팀 감독은 모두 서브와 서브 리시브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 전망했다. 큰 경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미. 양 팀 모두 1세트 서브 에이스는 없었다. 그러나 리시브 정확도에서 흥국생명(50%)이 IBK기업은행(26.1%)을 크게 앞질렀다. 기본에 더 충실했기 때문에 1세트를 따냈던 것.
흥국생명은 2세트를 20-25로 내줬다. 세트 중반 13-20까지 몰렸지만 이재영을 앞세워 끈질기게 추격했고 상대의 진을 뺐다. 체력에서 앞선 흥국생명에게는 손해볼 게 없는 작전이었다. 그리고 3세트, 이 작전이 빛을 발했다. 흥국생명은 6-6 동점 상황에서 이재영의 연속 득점과 상대 범실 등을 묶어 9-6까지 앞섰다. 이후 리드가 이어졌다.
그러나 4세트는 IBK기업은행의 압도적인 흐름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시작과 동시에 6-1까지 앞섰다. '토종 쌍포' 김희진과 박정아가 연달아 공격을 성공한 데 이어 리쉘도 흐름을 맞췄다. 반면 흥국생명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흥국생명의 디그가 흔들리자 IBK기업은행이 25-13으로 4세트를 가져갔다.
벼랑 끝의 양 팀은 5세트 들어 다른 모습을 보였다. 두 팀 모두 지칠 법한 상황. 흥국생명이 남은 체력에서 여유있는 건 당연했다. 흥국생명은 5-4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석 점을 뽑으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15점짜리 5세트 승부에서 큰 리드는 승리를 의미했다. 그렇게 흥국생명은 5세트를 15-13으로 따내며 미소지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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