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훈련 시작' 정근우, "지겨운 재활, 곧 끝날 것"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25 05: 55

"폐가 터질 것 같다". 
한화 내야수 정근우(35)의 입담은 여전했다. 지난 23일 대전 KIA전 시범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나타난 그는 김정준 수비코치가 쳐주는 펑고를 받았다. '역대 최고' 2루 수비를 자랑하는 정근우에게 펑고는 어색할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날은 뭔가 달랐다. 
지난해 11월22일 좌측 무릎 관절 반월상 연골 손상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받은 펑고였기 때문이었다. 정근우는 "거의 6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펑고를 받으니 폐가 터질 것 같다"며 익살스럽게 숨을 헐떡이는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보였다. 

정근우는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인 러닝과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실전 복귀를 위한 마지막 단계였던 수비 훈련도 재개하며 재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무릎 통증은 없지만, 무의식중에 움츠리는 동작이 있다. 두려움을 떨치는 게 마지막 과제로 남았다. 
정근우는 "캠프에선 캐치볼만 했다. 그때는 뛰지도 못했다. 펑고를 받는 게 가능했다면 WBC에 나갔을 것이다"며 "이제 뛰는 것은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이 시범경기를 뛰고 있는데 재활만 하고 있으니 지겹다"는 말로 빠른 그라운드 복귀를 염원했다. 
이제 시즌 개막전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잘하면 정근우가 개막에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무리시키진 않겠다"고 말했다. 정근우의 생각도 같다. 그는 "복귀 시기는 코칭스태프와 상의해봐야 한다. 개막 합류는 날짜상으로 급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수비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해도 실전 적응 문제가 또 기다리고 있다. 턱 골절상으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한 2015년에도 정근우는 실전 감각 부재로 복귀한 뒤 한동안 그답지 않게 헤매기도 했다. 그때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빠른 복귀보다는 완벽한 상태에 중점을 준다. 
정근우가 빠진 동안 한화는 2루 자리에 강경학·최윤석·임익준·이창열 등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정근우는 "시범경기를 계속 보고 있는데 우리 선수들 잘하고 있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부상 선수들이 하나둘씩 돌아오면 팀에 더 힘이 붙을 것이다"고 기대를 표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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