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케치] 황재균, 배리 본즈에 등 맞은 사연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5 05: 57

최근 샌프란시스코 팀 내 가장 최대 화제는 바로 전설적인 선수인 배리 본즈(53)의 구단 복귀였다. 본즈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래리 베어 샌프란시스코 최고 경영자의 특별 보좌역으로 팀에 합류했다.
본즈는 앞으로 연고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지역 및 구단 행사에 팀을 대표하는 얼굴로 참가하며 시즌 중에는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팀들을 돌며 유망주들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본즈는 구단으로 복귀하자마자 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 애리조나주에 합류해 업무를 익히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친정팀’ 복귀에 기쁨을 드러내고 있는 본즈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합류를 향해 뛰고 있는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과도 안면을 텄다. 그런데 첫 인상은 역시 전설적인 선수다웠다.

황재균은 “아직까지 본즈와 특별히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다”라면서도 재밌는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황재균이 결승 2점 홈런을 친 지난 23일 밀워키전이었다. 황재균은 “홈런을 쳤을 때 본즈와 하이파이브를 했다”라면서 “그런데 수비가 끝나고 들어오는데 누가 등을 툭 치더라. 가볍게 치는 것 같았는데 엄청나게 셌다”고 떠올렸다.
그 괴력의 주인공이 본즈였다. 황재균을 격려하기 위해 본즈가 직접 다가선 것이다. 얼떨결에 등을 한 대 맞기는(?) 했지만, 황재균으로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황재균도 미소를 지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약물 논란으로 얼룩지기는 했지만 본즈는 MLB의 전설적인 선수다. MLB 통산 2986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1.051, 762홈런, 1996타점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2001년에는 역사적인 73홈런을 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뛰었다.
황재균은 “새로운 곳에서 대단한 선수들과 야구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고 있어서 지금은 야구가 너무 재밌다”고 했다. 배울 선수들도 많다. 24일 시애틀전에서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던 지미 롤린스와 같은 선수들이 그렇다. 롤린스는 MVP 1회, 골드글러브 4회, 올스타 3회 출전에 빛나는 왕년의 스타였다. 그런 롤린스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황재균은 “옆에서 장난치고 말도 걸고 그런다. 롤린스와는 재밌게 하고 있다”라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 같다. 1년이라도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초청선수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겠나. 그건 정말 보기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한다”고 존경의 뜻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동료 및 상대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MLB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버스터 포지, 매디슨 범가너 등 슈퍼스타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매우 잘 짜여져 있는 팀으로 유명하다. 황재균이 돈에 안주했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25일 경기 후 황재균이 본즈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스캇데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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