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확립' 양상문 감독의 시범경기 딜레마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5 06: 00

스프링캠프 성적과 시범경기 기록. 어느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할까? 현장에서도 선택이 쉽지 않은 난제다.
SK와 LG의 2연전 마지막 날인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취재진과 만난 양상문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시범경기 반은 이기고 반은 지면서 5할 승부 펼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양 감독은 "적당히 져야 문제점이 드러난다. 그 문제점을 수정하는 기간이 시범경기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실제 LG는 24일 경기까지 10경기에서 4승4패2무를 기록 중이다. 양상문 감독이 말한 '문제점 보완'에 딱 맞는 성적.
이어 그는 시범경기 기록에 대한 딜레마를 언급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까지 시범경기는 보통 3주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2주로 줄었다. 3주는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선수가 반등하기 충분한 기간이다. 반면 2주는 내내 슬럼프를 겪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걱정했다.

양 감독은 "사실 캠프 때 40일 내내 좋았던 선수들이 한 번쯤 떨어질 때도 됐다. 그게 딱 시범경기 기간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만일 지난해였다면 시범경기 도중에라도 타격 컨디션을 되찾았겠지만, 올 시즌은 그 점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어 양 감독은 "과연 캠프 때 잘했던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릴지, 시범경기 때 잘한 선수들로 주축을 짤지가 고민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공정해야 한다. 후자를 택한다면 선수들이 시범경기에 초점을 맞춰 몸을 만들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시즌 치르려면 당일 컨디션 좋은 선수를 쓰는 게 맞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양상문 감독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든 이는 바로 이병규다. 이병규는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5할5푼6리(9타수 5안타)로 맹활약했다. 이대로라면 주전 좌익수를 꿰찰 것만 같았다. 그러나 SK와 24일 경기 전까지 타율 6푼3리(16타수 1안타)로 최악의 슬럼프를 경험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채은성은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들어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 5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이병규는 24일 경기에서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는 4타수 2안타로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양 감독이 말한 대로 2주를 채울 때 즈음 잃었던 타격감을 슬슬 되찾는 모양새다. LG 외야는 과포화 상태다. ‘리드오프-중견수’를 맡아둔 김용의를 제외하면 모두가 경쟁 구도.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한 채은성도 시범경기에서 4할 넘는 타율로 우익수 경합에서 몇 발자국 앞서 나가고 있다.
과연 이병규가 다음 차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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