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 2군행에 담긴 김한수 감독의 묵직한 메시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3.25 07: 26

"변화된 모습을 강조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정인욱의 2군행 지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인욱은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을 통해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으나 정인욱은 21일 광주 KIA전이 끝난 뒤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김한수 감독은 "변화된 모습을 강조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계속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2군으로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인욱의 1군 복귀 시점은 불투명하다. 김한수 감독은 "현재 젊은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욱은 2009년 입단 당시 삼성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꾸준히 기회를 제공받았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선발진이 붕괴됐을때 난세 속 영웅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일까. 김한수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정인욱에 대해 "언제까지 유망주에 머무를 것인가.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욱의 2군행의 시사하는 바는 크다. 김한수 감독은 지난해 10월 감독 취임사를 통해 "과거는 모두 잊고 원점에서 바라보도록 하겠다.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름값이 아닌 실력과 가능성을 보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김한수 감독은 "선수들과 즐겁게 소통하되 나태하면 엄중한 경고도 줄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에게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신상필벌의 원칙을 제시했다. 
김한수 감독과 현역 생활을 함께 했던 한 고참 선수는 "감독님께서 주장 시절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는 결코 잊을 수 없다. 말수가 적은 편이고 선수들에게 크게 화낸 적도 거의 없었지만 그 포스가 어마어마했다. 역대 주장 가운데 최고였다"고 말했다.
비단 정인욱 뿐만 아니라 누구든 느슨한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2군행 통보를 받게 될 듯. 이미 몇몇 선수들이 그 대상에 포함돼 있을지도 모른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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