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정원희, 3년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 잡을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3.25 07: 30

 2008년의 어느 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무에타이를 시작한 한 사나이. 무에타이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의 인생에 ‘운동’이란 단어는 없었다. 그는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던 학생일 뿐이었다. 그런 그는 무에타이의 화끈한 타격에 매료 됐고, 어느덧 그의 인생 전부가 됐다.    
그 사나이의 이름은 정원희(25, 쎈짐)다. 그는 ROAD FC (로드FC)의 신인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에 도전하기도 했다. 비록 '주먹이 운다'에서 인상적인 활약도, 프로에 데뷔할 만큼의 성적도 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운동하며 언젠가 프로 파이터가 되기 위해 준비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몸에 흐르는 파이터의 피는 정원희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원동력이 됐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3년이 지나 정원희가 드디어 프로 무대에 데뷔할 기회를 얻었다. 4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YOUNG GUNS 33에서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3년 동안 기다렸다. 방황도 많이 했는데, 제대로 마음을 잡고 운동을 하고 있을 때 기회가 와서 정말 행복했다”라며 오퍼를 받은 순간의 감정을 이야기 하는 정원희의 목소리에는 간절함과 기쁨이 교차했다.  
정원희가 데뷔전에서 싸워야 할 상대는 팀포스 소속의 유재남이다. 최근 3연패를 하며 부진을 겪고 있지만, 타격은 물론 그라운드 기술까지 갖춰 까다로운 상대다. 경험도 많아 데뷔전인 정원희 입장에서는 힘겨운 상대다.  
그럼에도 정원희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유재남을 상대로 화끈한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였다.  
정원희는 “다른 경기보다 더 재밌게, 화끈하게 보여주겠다. 팬들의 눈에 띄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며 거친 타격전을 예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원희가 좋아하는 파이터는 유재남과 같은 팀 소속인 김수철이다. 김수철의 저돌적이고, 화끈한 모습이 정원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김수철이 평소 지향하는 스타일은 정원희가 지향하는 스타일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정원희는 김수철처럼 화끈하게 싸울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정원희가 이번 경기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부모님 때문이기도 하다. 정원희가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어머니는 반대를 했지만,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데뷔까지 이어졌다. 정원희는 열심히 운동해 어머니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한다.  
“운동을 시작할 때 아버지께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신데 반해 어머니께서는 반대하셨다.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그러신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지 않게 해드리고 싶다. 파이트머니를 받으면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  
정원희의 목표도 확실하다. 이제 시작이지만, 격투기 선수면 누구나 그렇듯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정원희는 “ROAD FC 어택리그를 거쳐 YOUNG GUNS까지 진출하게 됐다. 새싹의 매운 주먹맛을 보여주겠다. 지금 시작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챔피언인 송민종 선수에게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ROAD FC 100만불 토너먼트 ‘ROAD TO A-SOL’은 본선 진행에 앞서 지역 예선이 진행 중이다. 1월 28일 동남아시아 지역 예선, 2월 11일 인터내셔널 예선 A조, 2월 25일 러시아 지역 예선, 3월 20일 일본 지역 예선까지 진행돼 총 10명의 본선 진출자가 결정됐다. 4월 15일에는 인터내셔널 예선 B조 경기와 중국 지역 예선 파이널도 차례로 열려 본선 진출자를 추가로 결정지을 예정이다.  
또한 4월 15일 열리는 XIAOMI ROAD FC 038에서는 김수철과 김민우의 밴텀급 타이틀전을 비롯해 남의철의 ROAD FC 복귀전 등이 예정돼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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