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4경기’ 황재균, 수비에 생존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5 08: 04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택한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에게 남은 경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적게는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황재균은 매 경기 집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황재균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에 8회 좌익수 대수비로 들어가 2이닝을 뛰었다. 24일 시애틀과의 홈경기에서 팀 내 유일의 ‘경기 전체’ 소화 선수였던 황재균은 이날 8회에 들어간 탓에 타석 기회는 얻지 못했다. 황재균으로서는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도 경기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경기, 한 타석, 한 번의 플레이가 중요한 황재균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초청선수 신분으로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충분히 좋다. 20경기에서 37타수를 소화하며 타율 2할9푼7리, 장타율 0.649, 4홈런, 10타점으로 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과 계약한 주목적이 내야의 장타력 보강이라면, 황재균은 그 기대치에 부응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황재균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팀 내 홈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좌익수와 1루수로도 나서는 등 구단의 실험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25인 로스터 승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코너 길라스피 등 경쟁자들의 활약이 만만치 않은데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구단으로서는 상대적으로 ‘결정’이 편한 선수다. 사실 경쟁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황재균은 충분히 성공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설사 개막 25인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추후 구단의 내야 콜업 대상에서 순위를 0번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이면 개막 25인에 들어가면 좋은 일.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야수 구성에 대해 정확한 구상을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야수 13명 중 주전 8명과 포수 백업 1명, 나머지 야수 백업 4명으로 구성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이 중 외야 백업은 고키스 에르난데스 1명으로 충원하고, 내·외야를 겸업할 수 있는 선수를 넣어 로스터의 유연성을 확장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투수가 하나 더 늘어난다면 멀티 플레이어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브루스 보치 감독도 황재균을 비롯한 몇몇 내야수들을 좌익수 포지션에 넣으면서 마지막 옥석가리기에 임하고 있다. 이날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황재균의 좌익수 대수비 출전이 의미 있는 이유다. 황재균은 이미 방망이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수비에서의 안정감과 활용성이 25인 진입의 키를 쥐고 있을 공산이 크다.
앞으로 남은 시범경기 일정은 총 7경기. 그러나 마지막 3경기는 연고지인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 인근 연고지 팀인 오클랜드와 갖는다. 애리조나에서는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로 갈 때는 25인 로스터에 들어갈 선수만 데리고 갈 공산이 크다. 황재균의 거취도 결국 남은 4경기에서 어느 정도 결정될 전망이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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