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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케치] ‘초코파이 사건’서 보는 황재균의 적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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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웬만한 사람에게 외국에 나가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언어 장벽에 부딪힌다. 설사 언어가 능통하다고 해도 문화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말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 이 장벽을 느끼면 사람들은 조심스러워지고, 잘못하면 외톨이가 된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이 언어와 문화를 사전에 익힐 필요가 있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의 적응력은 놀랍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LB 캠프를 오래 지켜본 한 관계자는 “박병호가 정말 준비를 충실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황재균은 준비는 물론 마음 자체가 많이 열려 있는 것 같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런 황재균은 어느덧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구단 속으로 완전히 동화됐다. 클럽하우스에 앉아 있는 황재균을 향한 동료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황재균 또한 적극적인 자세로 동료들과 소통한다. 훈련을 보면 겉도는 모습은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오랜 기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선수처럼 동료들과 어울린다.

황재균이 26일 동료 및 구단 관계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바니 뉴전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모두가 황재균의 기량은 물론 인성도 인정했다는 것이다. 황재균 또한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주위에서 인정받은 것이라 ‘내가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모처럼 활짝 웃어보였다.

꼭 동료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 및 미디어들에게도 호감을 얻어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황재균을 ‘제이’라고 부른다. 아무래도 한국 이름의 발음이 서양인들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 축약한 것이다. 이는 이제 샌프란시스코 모든 관계자들이 공유하는 애칭이 됐다. 미디어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한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극성스러운 것이 미국 미디어다. 처음에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재균은 이마저도 유연한 자세로 잘 대처하고 있다.

27일 스캇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는 ‘초코파이’가 화제가 됐다. 황재균이 들고 있는 한 회사의 초코파이 제품이 클럽하우스에서 취재 중이던 미디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자 황재균이 넉살 좋게 취재진에 이를 일일이 나눠줬다. ‘샌호제이 머큐리 뉴스’의 앤드루 배갈리,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헨리 슐만 등 구단을 대표하는 담당기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스럽게(?) 이 소식을 알려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굉장히 지명도가 높은 이들이며, 구단 안팎의 여론을 형성하는 오피니언 리더이기도 하다. 황재균은 이에 대해 “미국에 사는 지인이 동료들이나 미국 친구들이 좋아할 것이라면서 보내줬다. 취재진이 관심을 보이길래 나눠줬다”고 웃었다. 사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나 스프링캠프 초청선수에게 취재진이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이는 것도 그렇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처럼 놀라운 적응력에는 황재균 스스로의 많은 노력이 밑바탕에 있다.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품었던 황재균은 롯데 외국인 동료들에게 수시로 자문을 구했다. 간단한 영어부터 메이저리그는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며, 문화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얻었다. 영어도 틈틈이 공부했다. 미국의 4~5살 아이들이 보는 만화영화를 보며 기초 회화를 공부하는 등 남모를 노력을 했다. 황재균이 예상보다 빨리 AT&T파크에 간다면, 그 노력의 보상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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