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도 빠진 삼성 선발진, 위기일까 기회일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3.28 05: 55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 투수 왕국의 명성에 금이 갔다.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 아놀드 레온, 요한 플란데 등 4명의 투수가 6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마운드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삼성은 특급 선발 영입에 총력을 다했다.
앤서니 레나도는 외국인 선발 특급에 목마른 삼성이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다. 큰 키(204cm)에서 내리꽂는 빠른 직구와 커브,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주무기.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을 통해 평균 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완벽투를 선보였다. 김한수 감독은 "선발진 가운데 구위가 가장 좋다. 1선발로서 손색이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누가 봐도 삼성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는 레나도였다.
그러나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레나도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3회 선두 타자 류지혁의 타구에 오른팔을 맞았다. 공을 피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가래톳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 복귀까지 4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또다른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에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고졸 2년차 최충연이 레나도의 부상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지난해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제대로 실감한 최충연은 확 달라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질 몸매로 탈바꿈하면서 직구의 위력이 배가 됐다.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2패(평균 자책점 10.13)를 떠안았지만 자신있게 던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최충연은 "그동안 너무 생각없이 한 것 같다. 확실히 뜨거운 맛을 보면서 제대로 배웠다. 작년과는 달리 목표 의식이 생겼다"면서 "김한수 감독님과 김상진 코치님께서 맞더라도 무조건 자신있게 던져야 한다고 격려해주신다.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됐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의 따뜻한 격려에 더욱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 마운드는 점진적인 세대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차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최충연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충연은 데뷔 후 최고의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레나도가 빠진 삼성 선발진. 위기를 기회로 바꿔 놓을까.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