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행? 담담한 황재균, 1차 목표는 이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8 05: 58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은 2017년 스프링 트레이닝 마무리를 앞두고 짐 정리에 한창이다. 샌프란시스코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필수적인 것을 제외한 나머지 짐은 연고지인 샌프란시스코로 차례차례 향하고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연고지에서 가져온 선수들의 차까지 대형 트랙터에 실려 캘리포니아로 갔다.
황재균의 짐도 이미 샌프란시스코행 화물차에 실렸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 신시내티전, 29일 시카고 컵스전으로 애리조나 시범경기 일정이 마무리된다. 그 후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이웃 연고팀인 오클랜드와 최종 점검 3연전을 치른 뒤 정규시즌에 들어간다. 황재균의 짐이 갔다는 것은, 그가 마지막 오클랜드 3연전까지 출장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황재균의 성적은 팀 내 최정상급이다. 황재균은 27일까지 23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장타율 0.675, OPS(출루율+장타율) 1.008, 4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교체라도 많은 경기에 나섰고 자신에게 주어진 제한된 기회를 잘 살리며 코칭스태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황재균의 스프링 트레이닝 성과를 칭찬하며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재균의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지역 언론들은 황재균의 좋은 활약은 인정하지만, 시즌 시작은 트리플A팀인 새크라멘토에서 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구동성으로 내놓고 있다. 역시 계약의 한계 때문이다. 시범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황재균의 선발 출장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마이너리그 출발을 예상할 수 있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구단으로서는 지금 반드시 황재균을 올려야 할 필요가 없다. 황재균이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을 선언한다면 모를까, 현 시점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 반대로 경쟁을 벌이는 코너 길라스피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더 이상 없고, 베테랑 애런 힐은 개막 25인에 올라가지 못할 경우 팀을 떠날 수 있는 조항을 가지고 있다. 마이너리그 초청 선수는 이래서 불리하다.
그러나 황재균은 담담하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1차 목표는 이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애당초 황재균의 1차 목표는 개막 25인 진입보다는 스프링 트레이닝을 완주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컷오프’되지 않고 끝까지 경쟁한다는 각오였다. 그리고 황재균은 그 1차 목표를 이뤄냈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 초청 내야수 11명 중 마지막 시범경기 3연전까지 동행하는 4명의 선수 중 하나다.
오히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황재균은 “장타 하나밖에 보여준 것이 없다”고 아쉬워했지만 샌프란시스코 내야 백업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장타력이다. 황재균은 그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여기에 좌익수·1루수까지 소화하면서 현재 팀 상황에 어울리는 좋은 옵션임을 과시했다. 황재균도 “수비는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후회 없는 스프링 트레이닝을 다짐하고 있는 황재균이 기대 이상의 성과와 함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