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 위력’ 류현진, 피홈런이 옥의 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28 06: 40

류현진(30·LA 다저스)이 선발진 진입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무엇보다 건강과 패스트볼의 위력이 돋보였다. 다만 피홈런 두 방이 옥의 티로 남았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77개로 당초 예상됐던 75개의 투구수를 무난하게 채웠다. 평균자책점은 2.57로 조금 올라가기는 했으나 여전히 좋은 수치다.
지난 세 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00의 빼어난 성적을 낸 류현진은 이날 등판이 선발진 재진입을 향한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모든 경쟁자들이 애리조나 스프링 트레이닝 마지막 등판을 차례로 가지고 있는 가운데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경쟁자들에 비해 이닝소화 진도가 조금 느렸고, 2년간 부상으로 고전했다는 점까지 있었다. 아직은 물음표가 남아 있었다. 5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던 이날 등판 결과와 과정이 관심을 모았던 이유다. 류현진도 22일 등판 후 “5이닝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날 등판에 의미를 뒀는데, 결과적으로는 건재를 과시한 비교적 성공적인 등판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등판의 초점은 류현진이 투구수가 늘어날 4~5회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였다.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구위 자체에 영향이 갈 정도의 이상이 나타난다면 선발진 진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4회와 5회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시범경기임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4회 산체스에게 2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구위가 떨어졌다보기는 패스트볼 제구가 한가운데 몰린 탓이 컸다.
4회에는 오히려 프레이저, 가르시아와 같이 힘 있는 타자들을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5회에도 맞히는 능력이 있는 메이가 류현진의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할 정도로 공 자체에는 힘이 있었다. 홈런 두 방을 제외하고는 외야수가 뒷걸음치는 타구가 거의 없었다. 약간씩 힘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해도, 화이트삭스 타자 방망이를 잘 이겨냈다.
오히려 이날 관심을 모았던 패스트볼 구속 저하의 기미는 전혀 없었고, 또 힘이 있었다. 1회 메이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는데 높은 쪽 패스트볼이었다. 3회 앤더슨 또한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구속이 정확하게 측정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등판보다 더 힘 있는 공을 던졌다는 것이 현지 중계진의 평가였다.
다만 피홈런 두 방이 옥의 티였다. 모두 1B-1S 상황이었는데 제구가 문제였다. 1회 카브레라 타석 때는 커브가 한가운데 몰렸다. 구속 차이는 컸지만 코스가 너무 정직해 카브레라가 타이밍을 잡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4회 산체스 타석 때도 역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며 방망이에 걸렸다. 다만 큰 것 두 방으로 실점했을 뿐 연속 안타나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날 투구 내용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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