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경질위기’ 넘긴 슈틸리케, 수비불안 여전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28 21: 52

결과는 어쨌든 이겼다. 하지만 내용은 여전히 수준이하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시리아를 1-0로 물리쳤다. 한국(승점 13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승점 14점)에 이어 조 2위를 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3일 중국 창사에서 치른 원정경기서 0-1로 패했다. 그는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패한 감독이 됐다. 후폭풍은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잠시 하늘을 쳐다보는 등 자신도 압박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번 똑같은 패턴을 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슈틸리케는 “그렇다면 상대의 스리톱에 포백이 아니면 어떻게 맞서야 했는지 묻고 싶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여전히 슈틸리케 체재로 간다고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가 경질위기에 놓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시리아전에서 달라진 내용과 결과를 모두 보여주지 못한다면 설령 러시아 월드컵에 간다 해도 결과는 뻔하다. 시리아전은 결과만큼이나 슈틸리케의 전술적 역량에 초점이 모아졌다. 
측면에 손흥민이 가세하고, 최전방에 황희찬이 나섰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한국은 측면의 손흥민의 스피드와 개인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다. 압도적 볼점유율을 가졌지만 그만큼 골이 나오지는 않았다. 중국전과 달랐던 것은 전반전 4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는 사실 뿐. 한국이 한 골을 앞섰기에 시리아가 섣불리 침대축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은 긍정적이었다. 
역습에 취약한 한국의 고질적 수비는 여전했다. 시리아는 몇 차례 역습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뽐냈다. 한 번의 침투패스로 한국의 중원이 휑하게 뚫렸다. 중국전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이 답습됐다. 그나마 우측의 최철순이 시리아 공격라인을 몇 차례 막아선 것이 소득이었다. 시리아는 기회가 올 때마다 위협적인 중거리포를 날렸다. 권순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시리아전 승리로 슈틸리케는 일단 경질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점유율 축구’의 허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표팀이 이대로 러시아에 간다면 16강 진출은 커녕 1승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과연 슈틸리케가 추구하는 축구는 언제쯤 완성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지형준 기자 rumi@osen.co.kr,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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