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틴, 상대팀 코치와 몸싸움으로 퇴장 '대소동'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05 05: 00

'60홈런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33·야쿠르트)이 상대팀 코치와 몸싸움으로 퇴장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 4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3연전 첫 경기에서 벌어졌다. 발단은 5회초 후지나미 신타로(한신)의 3구째 공. 142km 빠른 공이 타자 하타케야마 가즈히로(야쿠르트)의 얼굴 쪽으로 날아들었다. 
하타케야마는 헬멧 귓쪽을 맞고 쓰러졌다. 후지나미가 모자를 벗어 사과의 의사를 전했지만, 자리에서 일어선 하타케야마가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며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고, 발렌틴이 한신 야노 아키히로(49) 작전 겸 배터리코치와 대치했다. 

양 팀 선수들이 한 데 엉켜붙은 상황에서 발렌틴이 야노 코치의 몸을 밀쳐 넘어뜨렸다. 이에 격분한 야노 코치도 곧장 두 발을 날려 발렌틴에게 날아들었다. 난투극으로 크게 번진 순간이었다. 주심은 발렌틴과 야노 코치를 동시에 퇴장시켰고, 양 팀 모두 경고 조치를 내리며 몸싸움이 일단락됐다. 
경기 후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가네모토 도모아키 한신 감독도 발렌틴이 야노 코치를 밀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목격했다. 흥분한 나머지 발렌틴에 달려들려했으나 주위 제지에 물러선 가네모토 감독은 "용서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선수가 코치와 몸싸움을 벌이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야노 코치는 현역 시절인 1998년 6월25일 주니치전, 2006년 8월10일 요코하마전에서 심판 폭행으로 두 번 퇴장 당한 전례가 있는 열혈남아. 경기 후 야노 코치는 "후지나미를 지켜주고 싶었다. 발렌틴이 나에게로 와 응전한 것이다. 야쿠르트에서도 하타케야마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발렌틴도 "팀 동료를 지키려는 마음이었다. 폭행을 하거나 싸움을 하려 한 것은 아니다"며 "4~5개 정도 위험한 공이 왔다. 하타케야마처럼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바랐다"고 해명했다. 경기 후 자신의 SNS에도 "팀 동료들을 지키고자 한 것이다"며 "야구팬들과 어린이들에겐 사과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건의 원인 제공자인 후지나미는 이날 5이닝 동안 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개인 최다 타이기록. 그만큼 제구가 되지 않았다. 결국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실점 선발패. 한신도 1-3으로 무릎 꿇으며 3연패를 당했다. 후지나미는 "일부러 던진 공은 아니다. 하타케야마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발렌틴은 이날 3회 후지나미를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구째 146km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교세라돔 5층 관중석까지 크게 날아가는 초대형 홈런으로 장식했다. 개막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1호 마수걸이 대포. 추정 비거리 140m 대형 아치로 변함없는 거포 본능을 자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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