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명문 도르트문트가 버스 폭발 테러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채 안방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AS모나코와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앞두고 홈 경기장인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로 이동 중에 폭발 사고를 당했다.
도르트문트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로 향하는 중 세 차례 폭발로 인해 창문이 깨지면서 수비수 바르트라가 오른 손목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경기는 13일로 하루 연기됐다.
독일 연방 검찰 대변인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같은 내용의 서한 3통이 폭발 현장 근처에서 발견됐다"면서 "이슬람교도의 용의자 2명의 아파트를 수색한 뒤 1명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충격적인 사고를 당한 지 하루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충격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듯 평소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도르트문트 주전 수비수 바르트라의 공백이 아쉬웠다. 당초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폭발 사고의 희생양이 되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토마스 투헬 도르트문트 감독은 바르트라를 대신해 스벤 벤더에게 중책을 맡겼지만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35분 통한의 헤딩 자책골을 기록하며 패배의 장본인이 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19분 선제 실점 장면이 아쉬웠다. 좌측면에서 르마가 올려준 크로스를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음바페가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해 무릎에 맞았지만 그대로 도르트문트 골망을 흔들었다.
공격도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 11분 오바메양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 31분엔 긴터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가가와가 오른발에 맞혔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변화를 단행했다. 벤더와 슈멜처를 빼고 사힌과 풀리시치를 투입한 게 적중했다. 후반 12분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오바메양의 힐킥을 받은 가가와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옆으로 내준 볼을 뎀벨레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1-2로 추격했다.
거기까지였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34분 다시 한 번 일격을 맞았다. 이번에도 스리백이 문제였다. 소크라티스가 도르트문트 진영에서 음바페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39분 가가와가 1골을 만회한 도르트문트는 안방서 2-3으로 석패하며 오는 20일 모나코 원정서 역전극을 바라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폭발 사고의 희생양인 바르트라의 빈 자리가 짙은 아쉬움으로 다가온 이유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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