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콤비’ 삼성 노장들이 지배하는 4강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4 06: 05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걸까. 40대 노장들의 노익장이 눈부시다. 
서울 삼성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을 84-77로 눌렀다. 파죽의 2연승을 달린 삼성은 15일 홈구장 잠실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린다. 
삼성 대 오리온의 4강 시리즈는 ‘노장들이 지배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오리온은 김동욱(36, 오리온)이 무릎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2경기 연속 프로농구 최고령 문태종(42, 오리온)을 선발로 투입했다. 팀이 필요할 때 결정적 한 방을 기대한 것. 

문태종은 1차전서 8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차전은 더 부진했다. 문태종은 3쿼터 2점슛 하나를 넣은 것이 득점의 전부. 장기인 3점슛은 3개를 쏴서 모두 불발됐다. 문태종이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김동욱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보였다. 
삼성에도 불혹인 노장이 둘 있다. 문태영(39)과 주희정(40)이다. 2차전서 두 선수는 3점슛 6개를 합작하며 큰 힘을 발휘했다. 오리온 수비가 골밑의 라틀리프와 크레익에게 몰린 점을 적절히 이용했다. 문태영(18점, 3점슛 4/7)과 주희정(8점, 3점슛 2/3)은 4쿼터에만 9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두 선수는 나란히 수훈선수로 인터뷰에 임했다. 주희정은 “전성기만큼의 체력은 아니지만 걱정은 안 된다. 체력이 아예 떨어졌다면 은퇴했을 것”이라며 체력걱정을 일축했다.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은 문태영은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부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다리 힘을 더 활용하고 있다. 플레이오프라서 고통은 잊고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태영은 형 문태종과의 대결도 의식하고 있다. 그는 “오늘 3점슛이 잘 들어간 것이 마치 내가 형이 된 것 같았다. 전반전까지 슛이 좋지 않았지만 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슛을 쏘려고 했다. 형과 플레이오프를 모두 이겼는데 이상한 우연인 것 같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홈에서 1승을 더해야 한다”면서 형을 꺾고 챔프전에 가고자하는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상민 감독도 노장들의 활약에 감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주희정은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주희정이 완벽한 리딩을 해줘서 이 자리까지 왔다. 베테랑이고 경험이 많아 그런 것이 플레이오프에서 나온다”며 “문태영도 부상의식을 안하고 해줬다”고 두 노장을 칭찬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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