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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명분·인지도' UFC 진출 자격 갖춘 TFC 챔프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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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국내 UFC 1호 파이터 '스턴건' 김동현이 옥타곤에 입성한지 벌써 9년이 다됐다. 이후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WEC·UFC에서 맹활약하며 국내에도 종합격투기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2013년 UFC가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면서 또 다른 토종 UFC 리거들이 탄생, 지난해 11월 TFC 초대 밴텀급 챔피언 출신의 곽관호가 한국인 11번째 UFC 선수가 됐다.

UFC가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자연스레 동양 파이터들이 필요해졌고, 3연승 이상을 거둔 TFC 선수들은 '나도 진출할 수 있겠구나'라는 목표의식을 세우며 맹훈련하고 있다. 많은 국내 파이터들이 TFC 무대에 오르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TFC는 소속 선수 방태현, 양동이, '마에스트로' 김동현, 곽관호를 옥타곤에 입성시켰다. 여성 파이터 김지연 역시 UFC 진출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 말 그대로 TFC는 'UFC의 등용문'이 된 셈이다.

마침내 토종 UFC리거가 두 자리 수로 늘었다. 12번째 한국 UFC 진출자가 누가 될 지는 국내 격투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선수 중 TFC 미들급 챔피언 'MMA 팬더' 김재영(33, 노바MMA)은 단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후보다.

UFC의 본거지는 미국이다. 태평양을 건너야만 도달하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입소문만으로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최근 5경기의 전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전적뿐 아니라 상품성까지 갖춰야만 옥타곤 캔버스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기량, 인지도, 최근 전적을 고려하면 단연 김재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충분한 명분까지 갖췄다. 다양한 UFC 출신 파이터(데니스 강, 헥터 롬바드, 맷 호위치, 안토니오 도스 산토스 주니어)와 자웅을 겨루기도 했다. 또한 TFC 미들급 1차 방어를 성공한 그는 무려 8연승을 달리고 있다.

173cm의 작은 키에 미들급에서 활동한다는 희소성도 갖췄다. UFC에서 활동 중인 미들급 아시아 파이터는 손꼽을 만큼 적다. 아시아인의 평균 체구가 작아 경량급에 비해 경쟁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나는 노력을 하는 김재영은 뛰어난 기술, 빠른 스피드, 묵직한 파워, 탁월한 맷집 등을 활용해 정글과도 같은 국내 미들급에서 최강자에 군림하고 있다. 자신보다 작은 선수와 싸운 적이 없다.

그의 8연승 자체도 UFC의 시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나 내용은 더욱 알차다. 연승가도 중 5승이 피니시에 의한 승으로, 최근 두 경기는 前 UFC 파이터에게 따낸 승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옥타곤에 입성할 명분은 충분하다.

또한 김재영은 타격만을 고집한다. 스탠딩 전개를 기반으로 하는 그의 경기에서 그라운드 공방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대부분 선 상태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화끈하게 물리쳤을 때 관중들이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그의 경기스타일은 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킬 수 있다. 22승 중 14승이 KO/TKO승.

테이크다운 방어능력 역시 매우 탁월해 하위 포지션에 위치하더라도 전혀 압박을 받지 않고 쉽게 탈출한다. 베테랑이기에 긴장을 하지도 않는다. 연습할 때의 기량을 무대 위에서 발휘할 수 있다.

국내 관계자와 선수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김재영을 UFC에서 성공할 수 있는 파이터라고 평가했다. 경쟁력은 충분히 입증했다. 모든 일에는 시기도 중요하다. 방심은 금물이다. 한 순간의 실수가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완벽한 승리를 따낸다면 옥타곤 입성은 결코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일이 된다.

김재영은 극진 가라테를 수련했다. 1999년 전일본청소년대회 우승, 2002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감투상, 한국전국대회 우승 등 실적을 쌓고 2004년 '고수를 찾아서' 종합격투기로 넘어왔다. 극진 가라테 창시자 고 최영의 총재의 일대기를 다룬 방학기 화백의 만화 제목을 따서 별명도 '바람의 파이터'를 썼다.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영화 '쿵푸 팬더'를 보고 'MMA 팬더'로 별명을 바꿨다. 케이지에선 화끈하고 멋진 선수지만 평소에는 즐거운 파이터가 되고 싶다고 한다. 파이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2막의 끝은 TFC 미들급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이고, 3막의 시작은 UFC에서의 활약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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