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비서 덜미 잡힌 장수연, 전인지와 준우승...LPGA 롯데 챔피언십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4.16 12: 37

 하와이에서 성장해 골프 코스를 내 집 앞마당처럼 잘 알고 있는 미셸 위가 일찌감치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현지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오늘 핀 위치가 수월한 편이라 스코어가 많이 나올 것이다.”
3라운드까지 3타차 단독 선두(-17)를 달린 장수연(23, 롯데)에게 미셸 위의 이 말은 ‘잠시라도 쉬면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처럼 들렸다. 장수연도 부지런히 달리려고 했다. 그런데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2013년 캐나다 여자 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20, 뉴질랜드)처럼 ‘초청선수 LPGA 투어 우승’ 신화를 쓰고 싶었던 장수연이 최종 라운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좌절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2위(-17)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장수연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 6397야드)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라운드를 리디아 고, 전인지와 함게 공동 2위로 마쳤다. 
장수연의 출발은 좋았다. 1, 3번홀에서 버디를 사냥하며 19언더파까지 멀찍이 도망갔다. 그러나 이후 홀부터 어프로치 샷이 계산 이상으로 홀을 지나갔다. 파 세이브를 하기는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불안불안 하던 상황은 파4 6번홀에서 보기로 나타났고, 파3 8번홀에서는 어프로치 샷이 그린 둔턱에 걸리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범하는 낭패를 맞았다. 
이후 홀에서 2개의 버디로 재기의 불꽃을 피웠으나 14번 홀 보기로 선두 기세를 미국의 노장 크리스티 커(40)에게 완전히 빼앗겼다. 
크리스티 커는 전반 9홀에서는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펼치며 버디 2개에 머물렀으나, 후반 들어 상승세를 확인하고 4개의 버디를 더 낚아 올리며 우승을 다졌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크리스티 커는 2015년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5개월 만에 승수를 보태 개인 통산 19승째를 올렸다.
미셸 위의 예측은 상위권에 있던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그대로 적용 됐다. 전인지(23)의 상승세가 특히 돋보였다. 전인지는 이날 보기 없이 5타를 줄이며 리디아 고, 장수연과 더불어 17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위협 받은 리디아 고도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버디 9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하며 전날 공동 7위이던 성적을 공동 2위로 끌어 올렸다.
한국의 유소연(27, 메디힐)도 5타를 줄이며 분전했지만 최종 성적은 15언더파 단독 6위로 마무리 됐고,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은 14언더파 공동 7위에 랭크 됐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대회에 참여한 성은정(1박8)이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10언더파 공동 16위로, 박성현이 5타를 줄이며 9언더파 공동 23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100c@osen.co.kr
[사진] 장수연과 전인지의 LPGA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경기 장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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