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가 더 무서웠다, ‘루키’ 박민지, 안시현 꺾고 KLPGA 삼천리 투게더 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4.16 16: 39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맏언니와 투어 새내기 간의 ‘세대간 대결’은 정규 라운드만 갖고 본다면 처절한 무승부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안시현(33, 골든블루)과 올 시즌 루키 신분으로 투어에 뛰어 든 박민지(19, NH투자증권)가 정규 4라운드 경기를 펼치고도 승자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까지 펼쳐야 했다. 여기에 매 대회 기대주로 손꼽히던 박결(21, 삼일제약)까지 가세해 3명의 선수가 나란히 11언더파를 적어내며 연장 라운드를 더 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후생가외(後生可畏)였다. 
16일 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파72, 6583야드)에서 펼쳐진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오픈’(총상금 9억 원) 우승컵은 안시현 박결 박민지가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박민지의 품에 안겼다.

셋의 첫 번째 연장 라운드에서는 박결이 먼저 떨어져 나갔다. 파5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1라운드를 안시현과 박민지가 버디로 막아낸 반면, 박결은 파에 머물렀다.
박민지와 안시현은 2차 연장 라운드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했다. 박민지가 어프로치 샷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공을 갖다 놨으나 심사숙고해 굴린 공이 홀컵을 살짝 벗어났다.
홀컵 위치를 바꾸고 시작한 3번째 연장 라운드에서 마침내 승부가 결정 났다. 이번에도 박민지의 어프로치 샷이 더 좋은 위치에 자리잡았다. 안시현의 퍼팅이 버디에 실패하고 파로 마무리 한 뒤, 박민지가 차분히 퍼팅에 나섰다. 이번에는 앞선 라운드 보다 더 차분해 보였다. 경사도 오르막이라 조건이 좋았다. 침착하게 버디에 성공한 박민지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승리를 자축했다.
박민지는 대회를 중계한 SBS골프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기쁜데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무래도 88CC에서 연습한 게 많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에 앞서 안시현과 박민지는 14년의 나이차이에도 아랑곳없이 최종 4라운드에서 한치 양보 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안시현은 인생의 굴곡마저 겪은 완숙미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전반 9개홀을 버디도, 보기도 없이 파행진만 거듭하다 10번홀 가서야 첫 버디를 신고했다. 여세를 몰아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안시현은 그러나 파3 13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고 만다. 이전까지의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 하지만 안시현은 흔들리지 않고 14, 15번 연속 버디로 기세를 되살렸다.
박민지는 루키답게 다이내믹한 흐름을 보였다. 1, 2번 연속 버디로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3, 4번홀 연속 보기, 7번홀 추가 보기까지 범하며 나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박민지는 좌절하지 않았다. 8, 9번홀 연속 버디와 12번홀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하고, 13번 홀 보기로 주춤하다가 18번홀 극적인 버디로 연장에 합류 했다.
박결은 3라운드 공동 4위에서 시작해 차분히 타수를 줄여가며 선두권을 압박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 후반 9홀에서 역시 3개를 잡아 최종합계 11언더파로 연장 승부에 뛰어 들었다. /100c@osen.co.kr
[사진] 박민지의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경기 장면. /KLPGA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