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각성한 헤인즈, 에이스 역할 다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7 21: 04

각성한 애런 헤인즈(36, 오리온)가 에이스의 진면목을 보였다. 
고양 오리온은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79-76으로 눌렀다. 2패 뒤 2연승을 달린 오리온은 동률을 이뤘다. 19일 고양에서 개최되는 5차전서 이긴 승자가 안양 KGC인삼공사와 우승을 다툰다. 
헤인즈는 2차전까지 평균 14.5점, 5.5리바운드, 야투율 35.5%에 매우 부진했다. 얄미울 정도로 파울을 잘 얻고, 확률 높은 플레이를 펼치는 그의 장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헤인즈는 2차전까지 경기당 6개의 자유투를 시도했고, 성공률이 50%밖에 되지 않았다. 라틀리프를 지나치게 의식해 쉬운 슛을 놓치는 장면도 많았다. 

삼성이 지역방어를 설 때 오리온은 외곽슛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했다. 헤인즈 특유의 장기인 중거리 점프슛도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헤인즈는 3차전부터 각성했다.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소화한 그는 동료의 스크린을 타고 들어가 골밑에서 확률 높은 슛을 던졌다. 헤인즈는 수비수 얼굴을 맞대고 돌파를 시도하는 페이스업(face-up)의 달인이다. 사이드스텝이 좋지 않은 김준일이 붙자 헤인즈는 공격에 거침이 없었다. 헤인즈는 1쿼터에만 9득점을 뽑아냈다. 
헤인즈는 1대1에서도 돋보였다. 그는 김준일 혹은 마이클 크레익을 뚫고 들어가 라틀리프가 도움수비를 오기 전에 마무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차전까지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그의 장기였다.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이승현이 라틀리프를 막아주면 헤인즈가 재빠른 더블팀을 들어갔다. 라틀리프의 공격이 효과적으로 봉쇄됐다. 삼성은 외곽에 임동섭이 노마크였지만 볼이 돌지 않아 찬스를 못 살렸다. 
이날 헤인즈에게 가장 돋보였던 것은 투지였다. 헤인즈는 경기 초반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임했다. 동료선수들이 리바운드를 다투다 넘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와 일으켜준 선수도 헤인즈였다. 헤인즈는 주희정의 3점슛을 막으려다 충돌해 코트에 넘어졌다. 그는 이내 털고 일어나 계속 뛰었다. 헤인즈가 열심히 뛰면서 오리온 전체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라틀리프의 기에 눌렸던 1,2차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헤인즈는 삼성의 추격이 거세던 3쿼터 김진유의 슛 미스를 팁인으로 처리했다. 헤인즈는 경기 중 문태영과 충돌해 팔꿈치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헤인즈 한 명이 오리온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 
이날 헤인즈는 26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로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헤인즈가 지금처럼 미쳐준다면 오리온은 5차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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