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삼성, 언제까지 라틀리프만 바라보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8 06: 11

리카르도 라틀리프(28, 삼성)가 아무리 초인이라도 혼자서는 못 이긴다. 
서울 삼성은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에게 76-79로 무너졌다. 2승 2패의 두 팀은 19일 고양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5차전서 챔프전 진출팀을 가린다. 
삼성은 4-14로 끌려가며 경기를 시작했다. 필승카드인 라틀리프가 1쿼터 2득점으로 막힌 영향이 컸다. 라틀리프는 1쿼터 5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하나만 넣었다. 오리온의 기습적인 함정수비가 빛을 발했다. 이승현이 라틀리프를 일단 저지한 뒤 2차 동작에 들어가는 그를 헤인즈가 둘러싼다.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수비다. 

삼성이 이 수비를 제대로 깨지 못하는 것은 확실한 외곽슈터가 없기 때문이다. 라틀리프가 더블팀을 당하면 무조건 한 명은 노마크 찬스다. 하지만 공이 없어 슛을 못 쏘고 있다. 라틀리프가 빼준 공이 문태영이나 임동섭에게 가면 이미 오리온의 로테이션 수비가 들어가 있다. 삼성이 공을 돌리는 시야도 답답하고, 속도도 1,2차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외곽슛이 터지지 않는 이유다. 
삼성은 전반전을 30-49로 크게 뒤졌다. 3점슛이 지독하게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삼성이 따라갈 수 있는 카드는 라틀리프가 유일했다. 
라틀리프는 혼자서 2~3명의 수비수를 뚫고 계속 득점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라틀리프는 4쿼터에만 무려 21점을 퍼부었다. 팀 득점 26점 중 21점을 혼자 넣었다. 라틀리프의 맹활약으로 삼성은 막판 3점까지 쫓아갔다. 문태종이 U파울을 범해 삼성을 도왔다. 
그럼에도 삼성은 결국 무너졌다. 라틀리프 혼자 줄기차게 슛을 넣어도 한계가 자명했다. 이날 라틀리프는 삼성이 던진 2점슛 50개 중 절반이 넘는 26개를 혼자 시도했다. 삼성의 3점슛은 18개를 던져 단 3개만 성공됐다. 그나마 마지막 하나는 라틀리프가 시간에 쫓겨 직접 던져서 성공한 것이다. 라틀리프 외 동료들의 3점슛은 2/17에 불과했다. 이래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경기 후 이상민 감독은 “3점슛만 받쳐주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있을 거라고 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 안하고 쫓아간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정신자세를 가다듬어서 챔프전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감독의 말처럼 라틀리프 혼자서는 안 된다. 국내선수들의 외곽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라틀리프를 육탄으로 방어한 이승현은 “어차피 난 라틀리프를 절대 못 막는다. 다만 라틀리프에게 결정적 한 번의 실수만 유도하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 리바운드 하나만 걷어가도 분위기 달라진다. 그런 걸 노린다. 라틀리프가 얼마나 득점을 많이 하는 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평했다. 
이승현의 말대로다. 라틀리프가 43점을 넣고도 삼성은 졌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라틀리프 몰빵농구’로는 삼성의 한계가 자명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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