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완벽한 아내' 조여정의 재발견, 이런 싸이코는 처음이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18 06: 49

더 이상 조여정이라는 배우의 가치를 ‘몸매’ ‘다이어트’라는 수식어로 표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덧 삼십대 후반의 나이가 된 그녀는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결산하는 듯한 놀라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병적으로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애정과 집착을 채우려는 사이코 같은 여자. 그녀의 어둡고 퀭한 광기 어린 깊은 눈빛은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오랜 시간 동안 기억될 것 같다.
17일 오후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이은희(조여정 분)는 구정희(윤상현 분)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희가 전처 심재복(고소영 분)을 버리고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하자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은희가 정희의 스토커였던 문은경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정희의 태도는 예상 밖이다. 두려워하지 않고 되레 반기는 분위기랄까. 과연 정희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재복과 이혼하고 은희와 재혼하겠다는 상황이다.
그의 결정에 은희는 쾌재를 불렀다. 어릴 때부터 그를 줄곧 따라다니다가 드디어 그의 여자가 됐으니 평생 바라던 소원을 이루게 된 셈이다. 물론 “나를 사랑한다면 나의 아이들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정희의 말에 절망하긴 했지만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라며 자신을 애써 타일렀다.
그동안 은희는 당당하고 귀족적인 언행으로 정희와 재복의 환심을 샀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체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왔던 것이다. 결국 밝혀지긴 했지만 그녀의 욕망은 막을 수 없다.
조여정의 날카로운 제스처와 섬세하고 무서운 표정은 은희를 단순한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이면성을 간직한, 불길하지만 어딘가 연민이 가는 존재로 보이게 만들었다.
배우의 내면 연기란 설득력 있는 비주얼이 받쳐줬을 때 진가를 드러내는 법이다. 그래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살을 빼고 늘이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부잣집 여자이면서도 어딘가 어두운 은희 캐릭터를 만들려는 조여정의 프로정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촬영을 앞두고 몸매를 다듬지 않는 배우들이 어디 있을까마는 ‘완벽한 아내’에서 드라마틱한 캐릭터 변화를 보여준 조여정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purplish@osen.co.kr
[사진] ‘완벽한 아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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