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대선 로고송, 트와이스 대세-'그대에게' 文에서 安으로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7.04.18 14: 17

 3주간의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 확성기가 크게 울려 퍼지는 유세차에 올라탄 후보, 전단지를 뿌리고 막춤을 추는 자원봉사자, 목 좋은 큰길에 붙어 나부끼는 대형 현수막이 흔한 풍경이 됐다는 얘기다.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한 소음이지만, 이 기간 선거 운동이 막판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그 선거운동의 화룡점정은 역시 로고송이다. 과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 DOC의 'DOC와 함께 춤을'로 재미를 봤고, 지난 총선에서는 너나 할 거 없이 '프로듀스101'의 '픽미'를 들고 나와 "나를 뽑아달라'며 유세차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로고송'의 기준은 세대를 불문하고 그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곡, 후보의 공약 등으로 개사한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올 수 있게 중독성이 넘치는 곡, 유세 현장의 분위기를 빠르게 달궈놓을 수 있는 곡이다.

5월 9일, 제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대선후보들의 로고송으로 각각 어떤 곡들이 선택받았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대세는 트와이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대세에 기대는 건 가장 똑똑한 방법일 수 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캠프의 선택을 동시에 받았다. 
일단 노래 자체가 응원가의 형식을 띈다. 박자가 빠르고 신난다. 노래가 재미있고 중독성도 넘쳐 유세송으로 적합하다. 길가던 사람을 일단 멈춰 세울 수 있는 곡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지난해 가장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20~30대의 놓은 지지를 받는 문재인 후보나, 젊은 보수를 표방하는 유승민 후보에게 모두 적합하다. 
하지만 아이돌 음악이라 모든 세대를 대변하기에는 무리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는 나미의 '영원한 친구' 홍진영의 '엄지 척' 등 트로트를 배치했다. 유승민 후보 역시 박현빈의 '샤방샤방' 혜은이의 '파란나라'를 추가 선택했다. 
▶노무현 문재인의 '그대에게'→안철수의 '그대에게'
인연 때문에 로고송의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 어떤 후보가 가든 부산에선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전라도에 가면 '남행열차'에 몸을 맡긴다. 로고송에 영원한 주인은 없다는 얘기다. 그래도 고 신해철의 무한궤도가 부른 '그대에게'가 주인을 바꿔 불려지는 건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대에게'는 선거 때면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의 전유물과 같았다. 일단 고 신해철과 고 노무현 대통령의 관계가 특별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신해철은 연예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방송에서 연설까지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되자 삭발하고 머리에 뱀 문신을 새긴 뒤 추모 공연을 연 것도 신해철이다. 그런 끈끈한 관계는 문재인 후보와도 이어졌다. 신해철은 "선거송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은 곡인데, 문재인 후보에게는 준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당연하게 '그대에게'를 썼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주인이 안철수 후보로 바뀌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유는 신해철법 때문이다. 지난해 신해철법 통과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고인의 배우자가 국민의당에 '그대에게' 사용을 허락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캠프는 '그대에게' 외에도 고인의 '민물장어의 꿈' 역시 로고송으로 확정했다.
▶이미지 반전 혹은 이미지 확인
로고송으로 이미지 반전의 효과까지 볼 수 있을까. 젊은이들에게 막말 정치인의 이미지가 남아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공식 로고송으로 '귀요미송'을 선택했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이 더하기 이도 귀요미'라는 가사로 익숙한 곡.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바로 보이는 선곡이며, 다소 고압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까지 더해진 선곡이라는 평가다. 
기호 5번 심상정 후보는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선택했다. 이미지의 확인이다. '붉은 노을'은 응원가의 대명사이자, 힘찬 노래다. 적폐청산, 노동자를 위한 국가 건설을 위해 나선 혁명가 심 후보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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