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초인’ 라틀리프, 삼성을 챔프전으로 인도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9 20: 58

“라틀리프에게 50점을 줘도 괜찮다. 국내선수들을 10점 미만으로 막으라고 했다.”
문태영에게 20점을 주면서 추일승 감독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서울 삼성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5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을 91-84로 제압했다. 2연승으로 시리즈를 시작한 삼성은 5차전 접전 끝에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팀 KGC인삼공사와 22일부터 우승을 다툰다. 

4차전서 라틀리프는 혼자서 43점, 16리바운드를 올렸다. 팀 득점의 56%를 혼자서 책임진 것. 삼성은 3점슛이 단 3개만 터지며 극도로 부진했다. 국내선수 중 10점을 넘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슈터 임동섭도 2득점에 그쳤다. 라틀리프가 잘하는 선수지만, 의존도가 너무나 지나쳤다.
5차전을 앞둔 추일승 감독은 “라틀리프에게 50점을 줘도 좋다고 했다. 나머지 국내선수를 10점 미만으로 막으라고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4차전과 같은 경기양상이라면, 오리온이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상민 감독도 국내선수들의 득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지만 행여 부담을 느낄까봐 따로 선수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임동섭이 체력적으로 힘들다. 부담 될까봐 따로 말을 안했다. 선수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라틀리프는 예상대로 괴력을 발휘했다. 라틀리프는 1쿼터 5개의 슛을 모두 넣으며 11점을 쏟아냈다. 오리온이 거칠게 막아봤지만 파울로 추가자유투를 내줄 뿐이었다. 라틀리프는 전반전에만 이미 22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틀리프라는 큰 배가 삼성 선수들을 전부 태우고 챔프전으로 항해하는 격이었다.
동료들의 도움은 적었다. 임동섭은 첫 3점슛을 넣었으나 이후 두 개를 놓쳤다. 삼성이 전반전 던진 9개의 3점슛은 하나만 성공됐다. 3점슛 몇 개만 터져도 삼성이 쉽게 가져갈 경기였다. 라틀리프의 부담은 여전히 가중됐다.
3쿼터 오리온은 라틀리프에게 기습적인 함정수비를 걸었다. 라틀리프는 트래블링을 범했다. 오리온의 수비가 이어지자 라틀리프는 더블팀을 뚫고 어시스트 패스를 뿌렸다. 천하의 라틀리프도 득점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라틀리프는 수비로 기여했다. 종료 1분 7초를 남기고 라틀리프는 헤인즈의 결정적 슛을 쳐냈다. 공격권을 가진 삼성은 김태술의 쐐기 3점포가 터져 승리를 가져갔다. 라틀리프는 승리의 덩크슛 두 방으로 자축했다. 
라틀리프는 32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활약했다. 라틀리프는 삼성의 챔프전 진출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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