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향한 kt의 반격, '노력-사과-신뢰'가 배경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0 05: 48

노력과 사과, 그리고 신뢰. KIA 타이거즈에 성공적으로 반격한 kt wiz의 배경이다.
kt가 지난 18일 KIA에 0-5로 당한 패배를 완벽하게 복수했다. kt는 19일 수원 kt wiz 파크서 열린 KIA와 홈경기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kt는 객관적인 전력 비교로 엄청난 열세이지만, 팽팽한 대결을 펼친 끝에 선두를 달리는 KIA의 7연승을 저지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 투수 돈 로치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지만, KIA 선발 투수 고효준이 예상 만큼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효준은 4회까지 1점만 내줬다가 5회에 2점을 더 내주고 4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효준의 강판에 쐐기를 박은 건 유한준이다. 유한준은 박기혁과 심우준이 연속 2루타로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린 상황에서 좌익수 방향의 적시타를 날렸다. 덕분에 kt는 1점을 더 달아나 3-1을 만들었고, 고효준은 박지훈으로 교체됐다.
4타수 3안타. 완벽한 활약이다. 그러나 3안타를 만들기까지 유한준은 많은 고민을 했다. 전날 4타수 1안타로 부진하자 경기가 끝나고도 스윙 훈련을 진행했고, 이날도 일찌감치 경기장에 나와 훈련을 소화할 정도였다.
유한준은 "답답해서 다시 한다고 생각했다. (훈련을 더 한 것이) 도움이 됐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내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온 것 같지 않다"면서 "개인적으로 타격이 좋지 않아 후배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빨리 컨디션을 찾아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에는 유한준 만큼 많은 고민을 한 선수가 있었다. 외야수 전민수다. 전민수는 전날 KIA에 당한 패배에 보이지 않는 빌미를 제공했다. 5회 이명기의 안타성 타구를 무리해서 잡으려다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연결되게 했기 때문이다.
분명 기록상으로는 전민수의 실책이 아닌 이명기의 홈런이었다. 그러나 전민수가 무리해서 다이빙 캐치를 하지 않았다면 단타 혹은 2루타로 끊을 수도 있었다. 본헤드 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플레이에 승부가 갈린 만큼 동료들로서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전민수도 잘못된 플레이였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 때문에 전민수는 19일 KIA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일찍 찾아 동료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고의적인 플레이가 아닌 만큼 사과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전민수는 자발적으로 사과의 시간을 가지며 뉘우쳤다.
전민수의 이런 행동을 알았을까. kt 김진욱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전민수를 선발에서 제외했지만, 승부를 뒤집은 6회 대수비로 전민수를 투입했다. 전날 실책성 플레이로 주눅이 들어 있는 전민수의 수비 투입은 의외의 결정이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은 평소 이기고 있을 때는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의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전민수가 아쉬운 플레이를 했지만, 그 플레이를 제외한 수비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용이었다. 전민수는 김진욱 감독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민수는 투입된 직후 3차례의 타구를 안전하게 처리하며 kt 투수진이 마음껏 공을 던지게 했다. 안타성 타구도 있었지만 빠른 판단으로 공을 걷어내 kt가 안전하게 승전보를 전하게 만들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민수-김진욱-유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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