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특별시민' 최민식 "어제 대선 TV토론, 세트장 마음에 안 들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20 10: 55

 (인터뷰①에 이어)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기존의 정치 영화들과 궤를 달리한다. 선거라는 소재를 차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경합을 준비하는 과정에 숨은 심각한 이야기들을 낱낱이 꺼냈는데 심각하지 않고 되레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많다.
최민식은 20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제 대선 TV토론의 세트가 마음에 안 들었다.(웃음) 우리 영화 속 세트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 농담을 건넨 뒤 "오늘 아침에 하이라이트 장면만 봤다"고 전했다.
특히 어제(19일) 오후 10시 진행된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와 영화 속 서울시장 후보들의 TV토론회가 묘하게 닮아있다.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스탠딩 토론회는 좌우 이념 지향을 드러내는 쪽으로 흘러가면서 안보 현안에 대한 해법을 충분하게 논의하고 차별점을 보여주는 데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개별 정책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지지 못 했고, 정책에 대한 토론이라기보다 이념성을 보여줬다. 상대방의 부정확한 이념적 성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치고받기식 토론을 통해 상대 후보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들춰냈다.
‘특별시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정책이나 방향성, 가치관 등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치부를 공략하고 깎아내리는 부분이 많았다. 이는 현실 정치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TV토론 장면은 시나리오상의 설정만 정해진 가운데 배우들의 즉흥적인 대사와 연기로 완성됐다고 한다.
이어 영화 속 TV토론 장면에 대해 최민식은 "저희가 원래 대본이 있었는데 그대로 가면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 개념만 넣고 시작했다. 어차피 우리가 촬영을 할 때는 많이 찍어 놓고 나중에 편집을 하지 않나. 그래서 현장감을 살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영화 속 시장 후보들이)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고 말을 더듬는 모습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본을 버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회의를 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배우들의 호연 덕분인지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서 경쟁자들을 말끔하게 제치고, 빠른 시간 안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정치인 변종구의 신조가 흡인력 있게 그려졌다.
최민식은 이어 “분장실에 모여서 다른 배우들과 회의를 했고, 감독님의 동의를 얻어서 촬영 포지션을 얻었다. 카메라가 많이 와 있었지만 정작 영화를 보니까 너무 짧더라.(웃음) 많이 편집됐다. 촬영장에는 방청석이 있어서 보조 출연자분들이 웃기도 하고 집중해서 지켜봤다. 예전에는 연출부가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출연자분들도 달라졌다. 저희의 대사를 듣고 리액션을 많이 해주시더라. 하지만 그런 장면이 많이 빠져서 아쉽다”는 생각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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