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주권-배제성의 재발견, 완패 당한 kt의 위안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1 05: 57

kt wiz가 선두 KIA 타이거즈에 완패했다. 그러나 완패 속에서도 소득은 있었다. 선발로 부진한 끝에 불펜으로 내려간 주권(22)이 안정을 찾았다는 사실, 그리고 성장을 보고 영입한 배제성(21)이 KIA의 강타선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수원 kt wiz 파크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는 일찌감치 승부의 균형이 무너졌다. 1회 1점씩 주고 받으며 치열한 승부를 펼치는 듯 했지만, KIA가 2회에 4점을 얻으면서 승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KIA는 4회 3점을 더 얻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kt는 불펜에서 주권을 대기시켰다. 주권은 올 시즌 3선발로 활약할 것을 기대한 투수이지만, 개막 후 3차례 선발 등판서 9⅓이닝 1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특히 지난 16일 LG 트윈스전에서는 1이닝 6피안타 5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LG전을 마친 이후 kt 김진욱 감독은 주권과 대화 이후 불펜행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불펜에서 구위를 끌어올리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로 했다. 불펜에서의 기간은 정하지 않고, 구위 등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선발로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20일 KIA전은 주권이 보직을 변경한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였다. 당초 김 감독은 "주권을 필승조가 나오기 전에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부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점수 차가 7점이나 된 5회 등판이 적기였다.
상황은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KIA 타선의 타격감이 물이 올랐다는 점은 악재였다. 그러나 주권은 기죽지 않고 제 역할을 해냈다. 주권은 KIA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는 등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올해 투구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주권에 이어 8회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도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다. 전날 롯데 자이언츠서 이적한 배제성의 kt 데뷔전이자 1군 데뷔전이기도 했다. 긴장할 법도 했지만 배제성은 배짱있는 투구를 보였다.
배제성은 KIA의 9번 타순부터 5번 타순을 상대로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와 4사구는 없었다. 특히 마운드에 오른 직후인 8회에는 단 9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만들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kt는 전날 트레이드를 통해 배제성과 내야수 오태곤을 데려오면서 불펜의 필승조였던 장시환을 내줬다. 일각에서는 손해보는 장사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kt는 장시환이 없는 상황에서도 주권과 배제성을 통해 안정적인 불펜 운용을 보였다.
이날만 생각한다면 kt는 7점 차 패배에 씁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낸 주권과 배제성이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한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주권-배제성 /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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