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LG 불펜, 미완이라 더 무섭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1 06: 00

'클로저' 임정우 빠진 상황에도 선전 
양상문 감독, "불펜진 덕에 승리했다" 칭찬 
'구원진 평균자책점 2.28'.

LG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을 4-3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선발투수 류제국이 5이닝 3실점으로 다소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았다.
스타트는 윤지웅이 끊었다. 그는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결원이 생기자 앞선 세 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 첫 불펜등판. 윤지웅은 장민석과 이성열을 내야 땅볼로 돌려세운 뒤 김경언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고 임무를 마쳤다. 이어 등판한 '필승조' 김지용과 진해수, 신정락이 삼진 네 개를 곁들이며 2.1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로 막아냈다.
LG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2.28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LG 불펜의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682. 지난 시즌 문규현(롯데)의 OPS가 0.675였다. LG 불펜은 상대하는 타자들을 문규현만큼의 공격력으로 억제시키는 셈이다.
특히 6경기 3.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 중인 정찬헌의 기록을 빼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1.89까지 확 떨어진다. 정찬헌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셋업맨' 김지용은 시범경기 부진을 잊은 듯 7경기에 나와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시 마무리 신정락도 8경기 등판해 1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1.23. '수호신' 진해수는 가장 많은 10경기 등판해 1패5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 중이다.
'루키' 고우석 역시 2경기 등판해 2.2이닝 평균자책점 3.38로 눈도장을 받았다. LG 불펜에는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속구로 윽박지르는 우투수가 없었다. 고우석은 데뷔전부터 최고구속 15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괴롭혔다.
주목할 건 LG 불펜의 '기둥'이 빠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LG는 현재 '클로저'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빠져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 도중 통증을 느낀 그는 여전히 재활 중이다. 게다가 시즌 초 페이스가 좋았던 이동현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됐다.
임정우는 지난 시즌 67경기에 등판해 70.2이닝을 던지며 3승8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한 바 있다. 특유의 커브볼과 속구 조합을 앞세워 단숨에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만일 지금의 LG 불펜에 임정우마저 정상 컨디션으로 가세한다면 그 위용은 배가될 전망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20일 경기 후 "특히 불펜투수들이 모두 잘 던져줘 승리했다"라며 콕 찝어 칭찬했다.
퍼즐조각이 온전히 마쳐지지 않았음에도 리그 정상급 안정감을 뽐내고 있는 LG 불펜. 타선의 침묵에도 LG가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시즌 초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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