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8, 빅스비 리매핑 막은 이유는? 반 구글 'AI 독립' 선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4.21 09: 39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비서 시장에서 구글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8시리즈에서 크게 눈길을 끈 것은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Bixby)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에서 왼쪽 볼륨 버튼 아래 빅스비 전용 버튼을 만들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빅스비 버튼을 리매핑하면 '만능 핫키'로 변신할 수 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무료로 제공되는 앱으로 리매핑 하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정식 공개 직후 삼성전자는 빅스비 버튼을 '핫키'로 만드는 기능을 막아버렸다. 최신 시스템 업데이트로 관련 응용 프로그램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만들어 사용자들을 실망시켰다.

해외 IT 전문 매체 BGR은 21일(한국시간) “삼성전자가 빅스비 리매핑을 막은 것은 애플과 같은 반 소비자(Anti-consumer)적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논란을 각오하면서 까지 빅스비 버튼의 리매핑을 막은 이유를 분석했다. 바로 빅스비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BGR은 “통계를 보면 사람들은 스마트폰 인공지능 비서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는 않는다. 스마트폰 사용자 중 75%는 인공지능 비서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AI 비서는 날씨를 알려주거나 알람를 설정하는 것 같은 사소한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는 AI 비서의 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구분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심리를 이용해 인공지능 비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BGR은 “리매핑 중단 조치가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사실을 삼성전자가 모를 리가 없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빅스비 버튼을 구글 어시스턴트로 리매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빅스비는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gle Assitant)' 보다 선호도나 성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두 AI의 차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사업은 다른 데이터 기반 사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구글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수집한 정보를 통해 개별 사용자에게 알맞은 광고와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BGR은 “삼성전자는 단순한 스마트폰 제작사를 뛰어 넘으려는 오랜 야망을 가지고 있다. 수년 간 자체 모바일 OS를 개발한 적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AI 비서를 그대로 구글에 내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AI 비서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전쟁을 시도할 다음 전장일 것이다”고 추측했다.
그렇다면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구글은 21일 인공지능 비서를 담은 구글홈이 하나의 스피커에 최대 6명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고 발표했다. 목소리로 6개의 계정을 구분하기 때문에 6명이 각자의 비서로 따로 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은 구글홈에 딥 러닝(Deep Learning)을 도입했다. 구글의 AI 비서들은 학습을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최신 구글 홈 앱을 설치하면 ‘OK 구글’과 ‘헤이 구글’을 두 번씩 말하라고 요청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용자 목소리의 특징을 인식하여 구분하고 개별 계정으로 등록하는 것이다. 등록 후에는 구글 홈을 부르면 해당 계정으로 바로 연결된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버튼 리매핑 차단은 단순한 심술이 아닌 전략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무리한 견제는 사용자들의 화만 돋구고 있다. 거기다 갤럭시 S8에 탑재된 빅스비는 아직 미완성인 상황이다.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리한 견제보다는 빅스비 완성을 서두르는 것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사진]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빅스비(Bixby)'. 아래는 구글의 인공지능 '구글 홈(Gogle Home)'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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