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추리의여왕] "아줌마·코믹·NO♥"..한국형 추리물의 탄생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21 09: 43

아줌마, 코믹, 노 러브라인의 한국형 추리물이 탄생했다. 첫 방송부터 수목극 1위 왕좌에 안착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리의 여왕'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최강희 분)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완승(권상우 분)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두 남녀 주인공의 이름이 영국 드라마 '셜록'의 셜록과 왓슨을 떠올리게 하듯, '추리의 여왕' 역시 추리물이지만 그 분위기만큼은 180도 달랐다. 전문적인 수사는 아니지만,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설옥과 그런 설옥과 공조를 시작한 형사 완승의 앙숙 케미가 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설옥이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다. '생활밀착형' 추리라는 수식어처럼 형사들이 놓치기 쉬운 사소한 증거들에 주목하고 범인이나 피해자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 이 과정에서 설옥의 아줌마 본능이나 시어머니 박경숙 여사(박준금 분)의 수사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추리물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흐름이었다.
또한 설옥과 완승이 앙숙인 듯 콤비인 듯 찰떡같은 호흡을 그리고 있지만 흔한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기승전사랑'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추리의 여왕'의 연출을 맡은 김진우PD 역시 "설옥과 완승이 멜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오히려 '앙숙 케미'라고 할 수 있다"라며 극중 러브라인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바 있다.
오히려 이러한 점은 캐릭터들이 러브라인에 휩쓸리지 않고 추리나 전체적인 전개에 더 집중해서 극을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리라는 장르 덕분에 자극적인 러브라인 없이도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추리의 여왕'의 무기이기도 하다.
더불어 '추리의 여왕'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나 사건들을 무섭거나 서늘하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코믹한 요소를 섞어 좀 더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나타내면서도 긴장감은 놓지 않는 방식으로 추리물을 그다지 즐기지 않던 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추리물을 표방한다. 
이와 같이 흔한 추리물과는 다른 방식을 택한 '추리의 여왕'의 전략은 수목극 동시간대 1위를 달성하며 제대로 빛을 발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추리는 이제부터다. 과연 '추리의 여왕'은 이 기세를 타고 KBS 드라마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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