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가리는' 손주인, LG 타선의 숨은 무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2 10: 00

투수 유형, 주자 상황, 타순 안 가리는 맹타
LG 베테랑 2루수 손주인(34)의 시즌 초 기세가 매섭다. 특히 상황을 안 가리는 타격감이 돋보인다.
올 시즌 LG는 2루수를 플래툰으로 기용하고 있다. 으레 플래툰이라 하면 '좌우놀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약간 다른 방식이다. 상대 선발투수가 강해 한두 점 차 승부가 점쳐지는 경기에서는 수비가 좋은 손주인이 나선다. 반면 타격전 양상이 예상될 때는 최재원(27)이 2루를 꿰찬다. 공격력을 생각한 양상문 LG 감독의 복안이다.

하지만 손주인이 양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는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손주인은 올 시즌 13경기에 나서 타율 4할6리(32타수 13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재원과 출장 시간을 나눠가진 탓에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커리어 중 가장 좋은 출발이다.
특히 어떤 상황이든 안 가린다는 점이 손주인의 강점이다. 손주인은 올 시즌 주로 9번타순으로 나서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타율이 가장 낮은 타순은 2할2푼1리의 8번타순. 그 다음이 2할3푼9리의 9번타순이다. 하지만 LG의 팀 9번타순 타율은 3할2푼8리로 리그 1위다. 손주인이 9번타순에서 4할3푼5리의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한 덕이다. 9번타순 타율 9푼5리에 그치고 있는 한화와 비교하면 더욱 가치 있다.
9번타순은 상위 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때문에 마냥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배치하기 힘든 타순이다. 올 시즌 손주인은 9번타순에서 출루율 4할5푼8리를 기록 중이다. 두 번에 한 번 꼴로 출루에 성공하는 것. 때문에 LG는 타선 말미에 또 하나의 테이블 세터를 얻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 손주인은 테이블세터인 2번타순에서도 타율 2할8푼6리로 톡톡한 활약을 하고 있다. 21알 KIA전서도 2번타순으로 나와 3타수 1안타에 희생번트 하나를 성공시키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주자 상황 역시 개의치 않는다. 손주인은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를 기록 중이다. 주자가 있을 때는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5타점으로 더욱 힘을 낸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3할3푼3리, 5타점으로 쏠쏠하다. 9번타순에서 테이블세터 노릇은 물론 찬스를 이어가는 해결사 면모도 보이는 셈이다.
또한 손주인은 투수도 가리지 않는다. 손주인은 올 시즌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 5할,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4할1푼7리를 기록 중이다. 언더핸드 투수에게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다.
함께 2루수로 나서는 최재원 역시 타율 3할6리(36타수 11안타)로 분전하고 있다. 손주인과 최재원의 경쟁이 선순환 효과를 만드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인데다 출장 기회를 나눠갖는 탓에 표본이 적다. 때문에 손주인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위타선에서 제 몫 이상을 다해주는 손주인의 활약은 침체에 빠진 LG 타선의 숨구멍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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