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없던 '빅볼' 넥센, 이제 달리기 시작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22 09: 52

‘빅볼’만 고집했던 넥센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넥센은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1차전에서 홈런 세 방을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지난 SK전서 5연패를 끊은 넥센(7승 11패)은 다시 2연승을 달리기 시작했다.
넥센은 기복이 심한 팀이다. 5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넥센은 5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언제 이겨봤냐는 듯 다시 6연패를 했다. 연패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연패기간 중 넥센이 3점차 이하로 아깝게 패한 경기가 8경기나 된다.

팽팽한 승부에서 단 한 점이 절실할 때 넥센은 쥐어짜내는 능력이 부족했다. 타선이 워낙 잘 터지다보니 작전 없이 강공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장정석 감독에게 작전이 없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넥센은 올 시즌 첫 16경기에서 번트를 한 번도 대지 않았다. 도루 역시 총 8개로 하위권이다. 젊고 빠른 선수들의 기동력을 제대로 못 살린다는 말이다.
연패기간 장정석 감독은 “도루 사인을 내면 타자들이 경직되는 경향이 있다. 주루코치도 따로 도루사인은 내지 않고 있다. 1,3루 상황에서 2루 도루 정도만 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랬던 넥센이 이제 달리기 시작했다. 6연패를 끊은 20일 SK전은 작전의 승리였다. 넥센은 5회초 이정후가 유격수 앞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김하성이 기습번트를 댔다. 당황한 투수 윤희상이 송구실책을 범했다. 서건창의 후속타가 이어지며 넥센이 선취점을 뽑았다. 흔들린 윤희상은 결국 강판을 당했다. 김하성에게 정곡을 찔린 효과가 매우 컸다.
팀 시즌 1호 번트에 대해 김하성은 “사인이었다. 올해 도루는 뛸 기회가 없었다. 도루 부담은 없다.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뛸 생각”이라고 밝혔다.
빠른 발도 살리기 시작했다. 21일 롯데전 서건창은 1회부터 적극적으로 2루를 훔쳐 상대 허점을 찔렀다. 3회말 김하성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윤석민의 타석에서 김하성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당황한 1루수 이대호의 송구가 김하성의 목을 맞췄다. 김하성은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일단 3루까지 내달려 살았다. 빠른 발 하나로 1루에 있던 주자가 3루까지 간 셈이다.
톱타자 이정후도 발야구 대열에 합류했다. 5회초 이대호의 실책으로 살아나간 이정후는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프로데뷔 후 1호 도루였다. 한 시즌 도루를 60개씩 했던 '대도' 아버지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정후의 스피드도 충분히 괜찮다는 평이다.
장정석 감독은 “넥센이 작전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는 과감한 작전도 필요할 때가 됐다”며 달라질 넥센의 발야구를 예고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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