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7S 무실점' 김재윤, "기회 만든 중간 계투에 감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3 06: 00

"기회가 내게 오게 만들어 준 중간 계투에 감사하다".
지난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난타의 연속이었다. 2회부터 나기 시작한 점수는 양 팀 타선의 폭발 속에 7회까지 이어졌다. 7회가 끝난 후 kt가 한화에 11-9로 앞섰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이날 기세라면 언제든 뒤집힐 점수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7회에 실점을 했던 심재민이 분위기를 바꾸면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8회를 마쳤다. 심재민이 8회를 추가 점수를 주지 않고 끝내는 순간 kt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8회를 버텼다는 안도가 아니었다.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는 안도였다. 그만큼 김재윤에 대한 믿음감이 크다는 뜻이다.

김재윤은 팬들의 기대처럼 큰 어려움 없이 9회를 끝냈다. 집중력 높던 한화 타선도 김재윤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후속 타자 양성우를 병살타로 유도했다. 김재윤은 공 10개로 시즌 7세이브째를 달성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김재윤은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재윤이 이날 기록한 7세이브는 KBO 리그 선두 기록으로, 김재윤은 8경기 7이닝 동안 단 한 차례도 실점을 하지 않아 평균자책점 0.00을 이어가고 있다. 피안타도 3개, 볼넷도 1개밖에 되지 않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57밖에 되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가 가장 불안한 타자를 내보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재윤은 세이브 달성에 대한 공을 중간 계투에 돌렸다. 언제 마운드에 올라갈지도 모르고 항상 대기하는 수고와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을 전달해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임에도 내가 세이브를 올릴 상황이 자주 오고 있다. 그 기회가 내게 오게 만들어 준 중간 계투에게 감사할 뿐이다"며 "중간 계투가 매일 대기하는 것과 달리 나는 이길 때만 대기한다. 그 점이 가장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세이브 선두, 그리고 평균자책점 0.00이라는 엄청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김재윤은 "아직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상태가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김재윤은 직구의 최고 구속이 149km/h를 찍었다. 빠른 공이지만 김재윤의 최고 구속에는 조금 모자른다. 김재윤의 말처럼 만족할 최고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타자들이 김재윤의 직구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빠르기 때문이 아니다. KBO 리그에는 김재윤보다 더 빠른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그러나 구위가 매우 뛰어나다. kt 코치진이 김재윤에게 컨트롤 위주의 공을 던지도록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때문에 김재윤은 스프링 캠프 때부터 직구의 컨트롤에 공을 들였다.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재윤은 총 10개의 공 중 단 1개만 슬라이더를 던지고 다 직구만 던졌다. 한화 타자들이 배트에 공을 맞추지 못할 일이 없다. 그러나 첫 타자 최진행의 공은 내야 뜬공에 그쳤다. 하주석의 타구는 안타가 됐지만, 후속 타자 양성우도 직구를 건들었다가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쳐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김재윤이 만족을 햇을 때는 얼마나 강력한 끝판왕이 될 것인지 기대가 된다. /sportsher@osen.co.kr
[사진]수원=지형준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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