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밀집으로 터진 kt, 모넬 빼니 최다 득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3 06: 00

외국인 타자는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가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면 팀의 공격이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게 현재 kt wiz의 모습이다.
kt는 지난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서 열린 2017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서 주춤했던 타선이 폭발해 13안타를 몰아쳐 11-9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정성곤이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타선이 부진을 만회하며 짜릿한 승전보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는 평소와 다른 타순을 꺼냈다. 평소 중심 타선을 책임지던 이진영을 2번에 배치한 것. kt는 이대형(좌익수)-이진영(우익수)-박경수(2루수)-유한준(지명타자)-장성우(포수)-윤요섭(1루수)-김사연(중견수)-오태곤(3루수)-박기혁(유격수)의 라인업을 꺼냈다.

이에 대해 kt 김진욱 감독은 "9번 박기혁부터 4번 유한준까지 베테랑을 붙여 놓았다. 베테랑의 힘으로 (분위기를) 바꿔놓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감독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 속에 11득점을 올렸다. 11득점은 올 시즌 kt의 최다 득점 기록이다.
많은 안타 만큼 인상적이었던 건 연결 능력이다. 평소 적지 않은 안타가 나와도 산발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kt는 이날 만큼은 득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이 잇달아 터졌다.
덕분에 kt는 13안타 중 상당 부분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면 한화는 kt보다 더 많은 17안타를 기록했지만 kt보다 적은 9득점에 그쳤다. kt가 한화보다 조금 더 집중력에서 앞서 재미를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kt의 선발 라인업 잘 보면 단순히 베테랑만 밀집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동안 4번 타자를 맡은 조니 모넬이 없었다. 모넬은 7회 교체 투입됐지만 내야 땅볼로 그쳤다. 모넬은 이날 자신의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모넬의 작은 존재감은 이날만이 아니었다. SK 와이번스와 개막 3연전에서 2홈런을 기록한 이후 줄곧 없었다. 현재 모넬은 55타수 10안타(.182)를 기록 중으로, 타율은 물론 장타가 단 4개(2루타 2개, 홈런 2개)밖에 나오지 않아 장타율도 3할2푼7리로 형편이 없다.
kt는 모넬을 홈런을 생산하는 대형 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 파악하고 영입했다. 그러나 모넬은 홈런도, 장타도, 단타도 못 치고 있다. 게다가 주자가 있을 때(.182)도,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0.143)도 힘을 쓰지 못해 타선의 연결 고리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좀 더 모넬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모넬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이르다는 생각인 것.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도 그렇지만 타자는 적응하는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상대하는 투수마다 모두 처음 본다. 경기장도 다 처음이고, 응원 문화도 처음이다. 모든 것이 낯설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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