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야구] 슬라이더 흔들린 신재영, 1G 최다 안타 '혼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23 06: 18

22일, 슬라이더 피안타율 3할8푼1리
피안타 12개 중 8개가 슬라이더
넥센의 ‘토종 에이스’ 신재영(29)이 흔들렸다. 주 무기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으면 뭇매를 맞는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신재영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서 7이닝 1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비록 퀄리티스타트였지만 경기 내용은 깔끔하지 못했다. 12피안타는 신재영의 한 경기 최다 피안타. 종전 기록은 지난해 4월 29일 SK전 10피안타였다. 7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롯데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3실점에 그친 게 다행스러운 내용이었다.
신재영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68⅔이닝을 소화하며 2655구를 던졌다. 지난해 신재영의 전체 투구 중 43.4%가 슬라이더, 속구가 43.1%였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건 위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신재영의 지난 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2할4푼4리,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587로 저조했다. 지난해 장민석(한화)의 OPS가 0.592였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신재영의 슬라이더를 상대로 장민석만큼의 결과를 얻어간 것이다.
올 시즌에는 슬라이더 위용이 더욱 강해졌다. 앞선 세 경기서 신재영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1할대 초반에 그쳤다. 11일 kt전서 1할8푼2리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두 경기서는 1할을 채 넘기지 않았다. 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던 셈.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달랐다. 신재영이 허용한 12안타 중 8개가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3할8푼1리로 높았다.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유형의 신재영은 올 시즌 속구 피안타율이 4할4푼4리로 높다. 때문에 예년보다 더 슬라이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타자들의 노림수가 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신재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써드 피치 장착’을 목표로 내걸었다. 신재영은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부족했다”라며 “체인지업은 원래 잘 던지던 구종이다. 스프링캠프 동안 체인지업을 완성할 생각이다”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직후 “체인지업 욕심을 많이 냈는데 쉽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슬라이더에 소홀했다. 장점을 유지하는 데 신경 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투구 패턴을 투 피치로 유지하겠다는 의미였다.
올 시즌 신재영의 슬라이더 구사율은 52.2%, 속구 구사율은 36.6%다. 두 구종을 합쳐 90%에 달한다. 써드 피치로 생각했던 체인지업은 8.6%에 불과한 상황. 22일 경기서도 전체 101구 중 단 6개만이 체인지업이었다.
지난해 신재영은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올 시즌이라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는 날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22일 경기처럼 뭇매를 맞는다면 장정석 넥센 감독의 선발진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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