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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현장분석] '스타 대접' 테임즈 인내심, 전투는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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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밀워키(미 위스콘신주), 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의 분석 시스템은 최첨단이다. 경기장에 설치된 최신 장비들이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다. 분석 시스템이 더 정교해지면서, 사실상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선수는 사라졌다.

에릭 테임즈(31·밀워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들의 표적이다. 시즌 초반 15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친 테임즈의 발걸음이 빨라진 만큼, 그를 분석하려는 상대 전력 분석팀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게다가 3년간의 공백으로 따끈한 자료가 없다. 꼭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시즌 초반에는 테임즈의 완승이었다. 첫 15경기만 놓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뽑았다면 테임즈는 이 투표에서 반드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테임즈는 그럴수록 겸손하고, 또 긴장했다. 테임즈는 “상대 팀도 나에 대한 적응하고, 그만한 분석을 할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경기일 뿐”이라며 자신의 활약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테임즈의 예상대로, 타 구단들의 분석은 조금씩 테임즈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이에 대처하는 테임즈의 인내심도 강해진다.

세인트루이스는 21일 테임즈에게 투런포 포함 2안타를 맞았다. 에이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테임즈에 힘에 무너지며 결승 홈런을 맞았다. 빠른 공 승부를 하다 테임즈의 물오른 방망이에 걸렸다. 그런데 22일부터는 볼 배합이 달라졌다. 상대 불펜에서 테임즈를 지켜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은 “달리 대비를 하고 들어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테임즈는 22일까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타격했을 때의 타율이 무려 5할4푼8리(31타수 17안타)에 이른다. 대부분의 홈런이 여기서 나왔다. 무턱대고 승부했다가 큰 코를 다쳤다는 의미다. 다만 스트라이크존 바깥에 들어가는 공으로 테임즈의 방망이를 유도할 수 있다면 대성공이었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듯, 이 코스의 성과는 좋지 못했다. 타율 1할7푼4리(23타수 4안타)였다.

이 중 몸쪽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이라고 해도 타율 2할5푼으로 비교적 대처를 잘했다(8타수 2안타). 그리고 비교적 참을성이 있었다. 하지만 바깥쪽은 조금 달랐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들어오는 코스에 대해 테임즈는 15타수 2안타(.133)에 머물렀다. 몸쪽보다 더 방망이가 나갔고, 성적은 더 좋지 않았다. 어쩌면 테임즈가 보여준 약점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22일부터 여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듯 했다.

22일 경기는 야디어 몰리나가 이를 진두지휘하며 테임즈에게 3개의 삼진을 뺏었다. 원래부터 커브가 좋은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는 테임즈의 약점 코스를 공략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있었다. 웨인라이트는 바깥쪽 공으로 시선을 흔든 다음 떨어지는 커브 조합으로 테임즈를 모두 막아냈다. 시슬도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 오승환도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각각 삼진 하나씩을 잡아냈다.

23일 경기에서도 선발 랜스 린은 철저히 바깥쪽 승부를 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테임즈의 바깥쪽 빠른 공과 몸쪽 슬라이더로 방망이를 살살 유혹하더니 결국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의 힘 있는 패스트볼로 테임즈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몰리나는 그 전부터 테임즈의 방망이가 빠른 공에 늦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듯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테임즈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볼넷만 세 개를 기록했다. 1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6회에는 5구 승부, 8회에는 다시 풀카운트 승부였다. 삼진을 당한 3회도 공 6개를 봤다. 따지고 보면 성적이 좋지 않았던 22일에도 최대한 많은 공을 봤던 테임즈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석당 4.46개의 투구수라는 대단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로 이 수치는 더 올라갔다. 테임즈의 상승세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전투에서 이긴 테임즈와는 달리, 전쟁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이겼다. 세인트루이스는 테임즈의 출루에도 불구하고 후속 타자이자 밀워키의 간판타자인 라이언 브런을 잘 잡아내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8회 2사 1,3루에서는 브런까지 고의사구로 거르고 만루 작전을 택한 끝에 위기에서 벗어나며 결국 4-1로 이겼다. 브런 앞에 있는 테임즈에게 볼넷을 각오한 승부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테임즈의 최근 상승세를 세인트루이스도 인정했다는 뜻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몇 안 되는 선수들만 받을 수 있는 대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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