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존심 지킨 정상은, "성적 내려고 이 악물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3 16: 06

"대표팀 선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 한 것이 사실이다. 복식에서 좋은 모습과 성적 내려고 이를 악물고 했다".
정상은(삼성생명)-장우진(미래에셋대우) 조가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상은-장우진 조는 23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시마스터 2017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 투어 코리아오픈'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패트릭 프란치스카(독일)-조나단 그로스(덴마크) 조를 3-2(11-9 8-11 12-10 7-11 12-10)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은은 불과 며칠 전에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겹경사가 찾아온 셈이다. 그러나 계속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정상은을 비롯한 대부분의 남자 선수들이 코리아 오픈 남자 복식을 치르기 전 남자 개인 단식에서 32강에서 탈락했다. 임종훈(KGC인삼공사)만 4강까지 올랐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혹독한 일정과 대회 사용구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목을 잡았다.

정상은은 "임종훈이 잘해서 우리가 부진한 것이 묻혔다. 그러나 대표팀 선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 한 것이 사실이다. (만회하기 위해) 복식에서 좋은 모습과 성적을 내려고 이를 악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상은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남자 복식에서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팀 프란치스카-그로스 조를 제압했다. 장우진과 복식 조로 호흡을 맞춘 것이 불과 2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실이다.
정상은은 "많이 맞추지 못한 것에 비해 1위를 차지해서 좋다. 처음 호흡을 맞춘 탓에 훈련을 하면서 많이 답답했다. 서로의 장·단점을 모르는 만큼 당연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호흡이 맞기 시작했다"며 "이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야 한다. 더 노력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상은의 노력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어깨 부상을 달고 있다. 인대가 부분 파열된 상태로 계속 탁구를 하고 있는 것. 수술을 받게 되면 최소 6개월을 쉬어야 하는 탓에 허리와 등, 어깨 주변의 근육을 키우는 보강 운동을 통해 어깨 부상을 만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넘어온 직후 치른 남자 단식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 단식에서 일찌감치 떨어진 덕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 남자 복식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어깨 부상은 이제 친구라고 할 수 있다"면서 농담을 건넨 정상은은 "예전보다 몸상태가 좋아졌다. 그래서 훈련도 많이 안 빠지고 신경 써서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복식은 4강 정도, 개인 단식은 16강과 8강에서 중국 선수랑 붙는 만큼 1~2명은 이기고 싶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마룽(중국·세계 1위)을 이긴 만큼 중국 선수들과 붙어서 절대 못 이긴다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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