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이적생 포수 전성시대, 이것이 트레이드 순기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24 06: 00

이적생 포수 전성시대다. 유니폼을 바꿔입고 팀과 개인 모두 펄펄 날아 다니고 있다. 포수난 시대를 맞아 활발한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은 결과. 이것이 바로 트레이드의 순기능이다. 
KIA가 선두주자다. KIA는 지난 7일 SK와 4대4 대규모 트레이드를 통해 SK 백업 포수 김민식(27)을 데려왔다. SK에선 이재원을 뒷받침하는 존재였던 김민식은 KIA 이적 후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다. 안정된 수비력을 인정받아 KIA의 1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민식은 이적 후 14경기(13선발)에서 37타수 6안타 타율 1할6푼2리 3타점 2득점으로 타격 성적은 빼어나지 않다. 하지만 도루 5개를 허용하는 동안 7번을 잡아내며 도루저지율 5할8푼3리를 기록 중이다. 2013년부터 팀 도루저지율 9-8-9-10위였던 KIA는 김민식 효과를 보며 올 시즌 이 부문 5위(.391)로 평균 이상으로 올라섰다. 

김민식의 가세로 안방이 안정된 KIA는 트레이드 이후 10승5패로 상승세를 쭉 이어가며 1위를 지키고 있다. 김민식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KIA의 평균자책점도 3.30으로 시즌 전체 팀 기록(4.24)보다 1점가량 낮을 정도다. 
김민식의 반대급부로 KIA를 떠나 SK에 새롭게 둥지를 튼 이홍구(27)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이재원의 백업으로 출장 기회는 제한돼 있지만 나올 때마다 무서운 방망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적 후 9경기(5선발)에서 4경기 연속 홈런 포함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 5홈런 10타점 불방망이다. 
빼어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포수뿐만 아니라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KIA에선 수비 부진으로 타격감까지 죽었지만, SK에선 장점인 장타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SK도 개막 5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트레이드 이후 11승4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화가 가세했다. 지난 17일 내야수 신성현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백업 포수 최재훈(28)을 데려왔다. 두산에선 양의지의 그늘에 가려 기회를 잡지 못한 최재훈이지만, 젊은 포수에 목말라한 한화에선 이적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적 후 6경기 모두 선발 마스크를 썼다. 
최재훈은 공격적인 투수 리드와 침착한 자세로 김성근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도루도 2개나 잡으며 저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고, 타격에서도 17타수 5안타 타율 2할9푼4리 4타점 4사사구로 괜찮았다. 지난주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2위(2.89)에 오르며 2연속 위닝시리즈와 함께 4승2패로 마무리했다. 트레이드 직전까지 4연패였던 분위기를 바꿨고, 그 중심에 새로운 주전 포수 최재훈이 우뚝 섰다. 
기존 팀에 머물렀다면 이렇게 큰 활약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새로운 팀과 환경에서 잠재력이 터지고 있다. 구단들이 선수의 길을 열어주는 차원에서 트레이드에 열린 마음으로 임한 결과다. 트레이드로 기회를 잡은 젊은 포수들의 활약이 KBO리그 포수난을 해갈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민식-이홍구-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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