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정상은, "승패보다 내 실력 보여주고 싶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4.24 06: 00

"이제는 승패보다 내가 가진 실력의 100%를 보여주고 싶다".
정상은(27·삼성생명)이 뜨거운 한 주를 보냈다. 정상은은 지난 16일 중국 우시에서 끝난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23일에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과 만큼 과정도 좋았다. 정상은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마룽(중국·세계 1위)을 32강전에서 물리치는 이변을 일으켰고, 코리아오픈에서는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유럽 챔피언 패트릭 프란치스카(독일)-조나단 그로스(덴마크) 조를 꺾었다. 복식 호흡을 맞춘 지 불과 2주 만의 일이다.

쉽지 않았다. 중국에서 넘어오자마자 대회를 치르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특히 정상은은 어깨 부상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어깨 인대가 파열된 것. 이 때문에 정상은은 최근 몇 년 동안 슬럼프에 빠졌고, 국제 대회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 정상은의 세계 랭킹은 없다.
어려웠던 만큼 소득이 컸다. 정상은은 준우승과 우승이라는 소득 외에도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그는 "중국 선수들과 붙어서 밀리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경기 운영과 작은 실수 등을 보강하면 좀 더 팽팽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진이와 복식은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대회는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첫 대회 치고 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으로 애를 먹었던 정상은은 마음가짐도 바꿨다. 그는 "예전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서 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이기겠다는 것보다 실력 발휘만 하는 것으로 바꿨다"면서 "이제는 승패보다 내가 가진 실력의 100%를 보여주고 싶다. 50%도 못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최선을 다해서 100%만 보여주면 패배해도 상관이 없다. 그땐 상대를 인정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을 마친 정상은은 이제 다음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세계 랭킹이 없어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해 여러모로 불리하다. 하지만 정상은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랭킹을 떠나서 실력이 없으면 올라갈 수가 없다. 반면 실력이 있으면 올라가기 마련이다. 물론 랭킹이 없어서 강한 선수들과 붙게 되겠지만, 오히려 얻는 것도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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